타 프롬에서 나온 후 택시 기사 하는 말이 이번에는 좀 멀리 가야 하는 곳이다.
그러니 추가요금 $20 달라고 하길래 오케이 하고 간 곳.
지도의 왼쪽 맨 아래쪽이 앙코르 와트랑 앙코르 톰이니, 붉은 점의 밴트 스리는 앙코르 와트의 동북쪽에 떨어져 있는 곳.
밴티(Banteay)가 성채(城砦)라는 말이고, 스리(Srei 혹은 Srey)가 여자라는 뜻이라고 하니 여자의 성(城)이라는 말 정도 될래나...
붉은 색의 토양과 거기에서 만들어진 사암(砂岩 - 모래가 굳어진 암석)으로 만들어진 사원이라고 한다.
위키에 따르면 10세기에, 우리로 치면 고려 초기쯤, 지어진 걸로 앙코르 와트보다는 몇백 년 전에 지어진 셈.
다른 유적들 대부분은 강력한 왕이 주도해서 만든 것에 비해 이곳은 신하가 주도해 지었다고 한다.
택시를 타고 이곳을 가는데 보니 넓디 넓은 평원이 인상적이었다. 비행기 타고 왔을 때에도 산지가 별로 없이 넓디 넓은
평야가 보이더니만, 도시를 벗어나니 이런 풍경이 보였다. 지평선을 보기 힘든 우리나라랑 비교해서 꽤나 이색적인 느낌.
(필리핀 깡공 집 근처에서도 이런 풍경을 보긴 했다만...)
마침 날씨도 맑게 개어 구름이 뭉게 뭉게 핀 파란 하늘과 아득한 지평선이 잘 어울리는 느낌...
물론 더위는 덤... ㅎㅎㅎ...
밴티 스리는 동쪽으로 문이 나 있는 구조다. 여기는 앙코르 시내에서 멀면서 크기가 작다보니 단체 관광객들은 생략하는
코스인 듯, 사람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4일 일정으로 왔기 땜시 볼 수 있는 건 다 봐야 한다. ㅎㅎㅎ...
그래서 택시 기사의 제안에 바가지인 거 같기는 하지만 응했던 거.
여기는 확실히 정글에 묻혀 있다 발견됐다던 앙코르 와트, 앙코르 톰과는 확연히 다른 느낌. 붉은색 흙이 건조한 느낌마저
줬다. 그렇게 먼 거리는 아닌데...
물론 이렇게 큰 나무들이 있기는 하지만...
드디어 보이는 정문... (첫 번째 문이다.)
이 유적의 특징 중의 하나는 매우 정교한 무늬가 새겨진 조각들이다.
거기에 보존 상태도 상대적으로 좋아서 (희한하게 이끼 같은 게 별로 없다.) 그 정교함이 계속 유지된 느낌이기도 하고.
이렇게 보면 크기가 작은 유적이라는 게 보인다. 시간이 없다면 생략할 수도 있는.

정문의 조각 문양부터 화려하면서 정교하다.
밑에는 가루다인 걸 알겠는데, 위에는 뭔지 모르겠... ㅎㅎㅎ...
정문 위의 조각. 사진 중앙에 있는 건 아마도 힌두교의 어떤 신이겠지...
첫 번째 정문을 지나 두 번째 정문으로 가는 길...
두 번째의 정문 조각... 가루다와 그 밑에 대칭해서 신이 있는 모습.
이건 땅에 세워져 있는데 모양만 보면 각종 문이나 탑의 윗부분을 장식하는 문양인데, 왜 땅에 있지...
저것만 남아있고 다른 건 다 사라져서 그런가...
각 기둥과 벽마다 보이는 문양의 조각들...
이제 문 두 개 지나왔다. 그리고 저 앞에 정말 주 사원의 정문...
그러니까 3중 문의 구조인 셈...
정문을 지나 좌우의 통로로 향하는 문들
위 문의 윗부분 조각 확대
오른쪽 문
위 문의 윗부분 조각 확대
이 안쪽에 보면 저렇게 각종 동물의 모습을 한 신화적 존재의 조각들이 가장 눈에 띄었다.
정말 정교하게 조각되어 복잡하고 현란함을 자랑하는 문양들
사실 여기는 사전 정보 없이 간 곳이라서 저런 동물 혹은 신의 조각상에만 신경이 팔렸는데, 영문 위키를 보니 Devatas 라는
여신 (혹은 천녀 - 지난 번에 얘기한 압사라는 주로 춤을 추는 형태인데, Devatas는 가만히 서 있는 형태) 여신 조각이
유명하다고 한다. 동양의 모나리자라는 칭송을 듣기도 한대나.
Devatas 는 위 사진에서는 잘 안보이기는 한다.
위 사진의 탑 한 면마다 양쪽에 둘씩 새겨져 있는 여신 모양의 조각인데, 그때 저 조각상에 대한 정보를 알았으면 좀 더 가까이
찍으려고 했을 텐데... 싶었지만 생각해보니 저기 줄이 쳐져 있어서 가까이 갈 수가 없었다.
저 Devatas 조각을 훔쳐서 밀반출하려는 프랑스인이 20세기 초에 있었다고 한다.
Crop 한 확대 사진
가만 보면 우리나라 석굴암의 관음보살 부조가 생각나기도 한다.
각 탑마다 8명의 Devatas 조각이 있는 거 같다.
문 상단부 조각의 Crop 확대
입구 정반대 (서쪽) 문에서 바라본 모습
여기도 역시나 해자가 있었다.
나가는 길에 찍어 본, 들어올 때와 반대 방향에서 찍어본 길

이 유적 옆에도 역시나 식당이 있었는데 시설이 괜찮았다. 서양인들도 제법 모여서 먹는 거 같았는데, 나는 이미 아침 뷔페를
먹어 배가 부른 터라 그대로 다음 유적지로 직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