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unsh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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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92448


조선일보 사설이 궁금했다.

조선일보는 자존심이 강한 언론이다.

대놓고 말을 바꾸기는 쉽지 않다.

그것도 불과 일주일 전 자신의 주장을 180도 뒤집지는 않을 것이라 예상했다.

결과는 참 부끄럽고 쑥스러운 모습이다.
 
조선일보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과 관련해 일주일 만에 말을 바꿨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 조선일보 기억력은 일주일이면 유효기간을 다하는 것인가. 아니면 일주일 정도면 우매한(?) 독자들이 기억을 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는가.
 
한국과 미국이 한미 FTA 재협상을 타결했다. 언론의 보도를 종합해보면 쇠고기를 지켰고 자동차를 내줬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물론 쇠고기를 정말 지켰는지는 더 따져봐야 할 대목이다.


조선일보 FTA 재협상 사설 뒤집기 01.jpg

▲ 조선일보 11월 30일자 사설.


 조선일보 FTA 재협상 사설 뒤집기 02.jpg

▲ 조선일보 12월 6일자 사설


언론 보도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도 쇠고기를 지켰다는 것은 현상을 유지한 것이고 자동차를 내줬다는 것은 손해를 봤다는 것이다. 말 그대로 손해 본 협상이라는 것이다. 한국의 손해 보는 협상에 대해 야당과 시민사회가 거세게 반발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이런 협상 결과는 예고됐다. 한국이 미국의 국방력에 절대 의존하던 시기에 협상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북한의 연평도 공격 이후 미국은 항공모함을 서해에 파견하는 등 한미 군사동맹 의지를 실천에 옮겼다.
한국 정부는 미국 앞에서 큰소리를 칠 그런 상황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국가간 협상인 한미 FTA '재협상‘을 진행했다. 미국의 눈치를 보며 시작한 협상은 예상대로 미국의 한판승으로 끝이 났다.
 
주목할 대목은 조선일보가 부적절한 시기에 한미 FTA 재협상을 하는 것에 대한 우려와 걱정을 공개적으로 밝혔다는 점이다. 바로 일주일 전 사설을 통해 밝혔다. 조선일보는 11월 30일자 <한·미 FTA 재협상, 하필 연합훈련 기간에 하는가>라는 사설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재협상 일정은 서해에서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호까지 참여한 사상 최대 규모의 한·미 연합 해상훈련을 실시하는 기간과 겹친다. 한․미 안보 동맹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부각되고 있는 시점에서 우리가 협상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조선일보는 본질을 꿰뚫고 있었다. 이번 한미 FTA 재협상은 한국이 불리한 조건에서 협상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이미 알고 있었다. 조선일보는 “시한을 못 박아 놓고 서두를 일만은 아니다”라면서 “FTA 장관급 재협상은 더 시간을 갖고 차분하게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차반하게 더 시간을 갖고 진행하지 않은 채 타결지어 버렸다. 조선일보는 당시 사설에서 “재협상 분위기가 한쪽으로 기울었다는 오해를 받으면 국회 비준동의가 어려워질뿐만 아니라 한․미 관계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청할 대목이다.

그런데 그 조선일보가 왜, 일주일 만에 말을 바꿨을까.
 
조선일보는 <한·미 FTA 재협상 결과에 아쉬움은 남지만>이라는 사설에서 “아쉬움이 남기는 해도 큰 틀에서 보면 한미 FTA가 빨리 햇볕을 보도록 하는 게 낫다”면서 “국회는 이번 재협상의 문제점을 철저히 따지더라도 장기적으로 우리 국익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비준동의안을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갑자기 이게 무슨 소리인가. 일주일 전 사설을 잊었다는 말인가. 한국이 미국의 눈치를 봐야 하는 시기에 한미 FTA 재협상을 하면 협상력을 발휘할 수 없다는 시각에 조선일보 스스로 동의하지 않았던가.
 
그래서 시간들 더 갖고 차분하게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하지 않았나. 그렇다면 조선일보는 이번 재협상이 잘됐다고 보는 것일까. 그렇지도 않다. 조선일보는 “이번 재협상에서 미국이 얻은 소득 리스트에 비해 한국의 소득 리스트가 짧아 보이는 게 사실이다. 한국은 주력 산업분야에서 크게 양보하는 정치적 결단을 내린 반면 미국은 구색을 맞추는 정도에 그쳤다고도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주일 전에 조선일보는 이런 시기에 한미 FTA 재협상을 하는 것에 대한 우려와 걱정을 사설에 담았다. 그런데 정부가 조선일보 ‘조언’을 무시한 채 재협상을 강행했고 타결지어 버렸다.
 
조선일보가 주장하는 것처럼 결과는 우리의 손해다. 조선일보가 일주일 전 논조를 유지하려면 왜 불리한 시기에 한미FTA 재협상을 서둘러 타결해서 국익에 손해를 줬는가에 대한 날카롭고 냉정한 사설이 담겨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조선일보는 이렇게 주장했다.
 
"한국이 과연 협상 테이블에서 할 말을 다 할 수 있겠느냐는 걱정이 나올 수밖에 없다. 야당도 '가장 불리한 시기에 협상판을 벌이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조선일보 11월 30일자 사설)"]
 
"아쉬움이 남기는 해도 큰 틀에서 보면 한미 FTA가 빨리 햇볕을 보도록 하는 게 낫다.(조선일보 12월 6일자 사설)"
 
이런 모습이 할말을 한다는, 1등 신문을 자처하는 조선일보와 어울리는 모습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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