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 조선시대 임금의 이름들
2007.10.08 12:05
정조 임금 얘기를 다룬 드라마 '이산'이라는 게 있던데 왜 '이산'인 줄은 모르고 있다가
불펜의 글을 보고서야 정조 임금의 이름이라는 걸 알게 됐다. 그 글에 보면 대부분의
조선시대 임금 이름이 외자인데 왜 그런지 모르겠다고 얘기를 하길래 떠올라서
주절거려본다.
우리나라나 중국의 경우 (일본은 잘 모르겠다) 이름에 특별한 주술적인 의미가 있기때문에
함부로 부르면 기가 빠진다느니 등의 사람에게 좋지 못하다고 여겼다. 그래서 애들은
'개똥이'라는 식의 마구 부를 수 있는 험한 이름을 지어줬다가 나중에 어느 정도 크면
정식 이름을 지어주기도 했고, 어른들은 이름 대신에 부를 수 있는 호나 자를 지어서
불렀다. 이황이라 부르지 않고 퇴계라 하고, 이이 대신에 율곡이라고 부른 것도 다
그런 연유에서다. 부모님 함자를 함부로 발음하지 않고 끊어서 읽는 것도 (제 아버님
함자는 춘자 식자 되십니다) 그런 의미도 포함돼 있다.
그런 상황이니 임금의 이름(휘(諱)라고 한다)은 더욱 더 신성시 혹은 함부로 부를 수
없고 쓰지도 못했다. 그것을 피휘(避諱)라고 한다.
그런데 임금의 이름이 흔히 쓰는 글자라면 어떻게 할까. 만일 임금의 이름에 金이라도
들어간다면 김씨는 모두 성을 바꿔야 할 거다. 저런 예처럼 임금의 이름이 흔한 한자라면
일상 생활에서 한자를 쓰기가 모두 힘들어지는 사태가 발생한다. 따라서 피휘를 하되
일상 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게 하기 위해 조선시대때의 왕의 이름은 대부분 잘 쓰지 않는
벽자(僻字: 잘 사용되지 않는 한자)를 쓰며, 그것도 한 글자로 줄여서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했다.
아래가 바로 조선시대 임금의 이름 목록이다.
1대 태조: 이성계(成桂)
2대 정종: 이방과(芳果)
3대 태종: 이방원(芳遠)
4대 세종: 이도(祹)
5대 문종: 이향(珦)
6대 단종: 이홍위(弘暐)
7대 세조: 이유(瑈)
8대 예종: 이황(晄) 광이라고도 읽는군.
9대 성종: 이혈(娎)
10대 연산군: 이융(
) 그림으로밖에 존재하지 않는 글자군.
11대 중종: 이역(懌)
12대 인종: 이호(峼)
13대 명종: 이환(矮)
14대 선조: 이균(鈞) --> 연 (표현불가)
15대 광해군: 이혼(琿)
16대 인조: 이종(倧)
17대 효종: 이호(淏)
18대 현종: 이연(棩)
19대 숙종: 이돈(焞) 네이뇬에서는 순이라고 발음하네.
20대 경종: 이윤(昀)
21대 영조: 이금(昑)
22대 정조: 이산(祘)
23대 순조: 이공(玜)
24대 헌종: 이환(奐)
25대 철종: 이원범(元範)
26대 고종: 이명복(命福)
27대 순종: 이척(拓)
근데 뭔가 좀 이상하다. 태조, 정종, 태종, 철종, 고종의 경우 이름이 두 자이며 흔히
쓰이는 글자가 아닌가. 이런 경우는 그들의 출생의 비밀 (^_^)과 관련이 되어 있다.
잘 보면 저 임금들은 모두 태어날 때 임금이 될 예정이 없었기때문이다. 고려시대
무인가 출신인 이성계가 이름 지을 때 임금이 될 줄 알고 짓지는 않았을테니 말이다.
정종과 태종 모두 아버지가 왕이 됐을 때에는 모두 어른이었고, 그 말은 이성계가
권력을 얻기 전에 태어났다는 얘기이기때문에, 이름을 지을 때 그런 식으로 이름을
짓지 않았던 거다. 철종의 경우 왕족중에서도 먼 왕족이어서 강화도에서 더벅머리
총각으로 컸다가 안동 김씨가 자신들의 권력 유지를 위해 왕으로 추대한 왕으로,
이름지을 때는 고려할 필요가 없었다가 갑자기 왕이 되었던 거다. 고종의 경우에도
철종과 마찬가지로 왕위와는 전혀 관계가 없었는데, 안동 김씨를 견제할 목적으로
조대비가 흥선대원군 이하응과 결탁해 왕으로 발탁했기때문에 이름이 그러하다.
이렇게 왕이 될 예정이 아니라서 평범하게 지었던 이름을 갖고 있었다가 왕이 된
경우에는 이름을 바꾸었다. 이성계의 경우 단(旦)으로, 정종은 방과에서 경(黔), 철종은
원범에서 변(昪), 고종은 아명이 명복이었다가 재황(載晃) --> 형(熙. 요즘은 주로 희로
발음하는데 고종의 경우 [형]으로 발음하는 문헌이 많다고 한다. 요즘 이름중에서 '희'는
대개 저 글자로 알고 있는데, 고종 덕분에 유행하게 됐나...)로 바꿨다.
하지만 예외적인 경우가 태종 이방원으로 이름을 바꿨다는 자료를 찾을 수가 없다.
안바꿨다가 아니라 바꾼지 안바꿨는지 잘 모르겠지만 아마도 안바꾼 것으로 보인다.
더욱 희한한 건 단종의 경우다. 이름이 弘暐(홍위)인데 弘자의 경우 꽤나 많이
쓰일텐데도 불구하고 이름을 그렇게 지었다는 거다. 다른 사람들이야 왕위에 오를
예정이 없었다고 치지만, 단종은 아버지인 문종이 세자인 시절에 태어났고,
8살때에는 세손으로 책봉이 되어 가장 확실한 왕 후보자였는데도 불구하고
이름을 저렇게 지었다는 게 특이하다.
아래는 조선왕조실록에서 발췌한 글인데, 왕에서 쫓겨난 후에 지어진 이름이 아니라,
이미 어릴 때부터 저 이름을 썼다는 증거인데... 희한한 케이스임은 틀림없다.
http://blog.naver.com/comjakma?Redirect=Log&logNo=20033973229 참조.
세종 120권, 30년( 1448 무진 / 명 정통(正統) 13년) 4월 3일
○戊午/封元孫弘暐爲王世孫。 其敎命曰:
王若曰, 於戲! 予承丕緖, 思祖宗附托之重, 夙夜寅畏。 粤稽古昔帝王, 國本旣端, 又世其胤, 所以重宗統繫人心也。 惟爾元孫弘暐天資岐嶷, 稟性英明, 乃今年可就師。 爰命爾爲王世孫, 爾其親近正人, 緝熙于學, 惟新厥德, 以孚永世之休。 敬哉!
又頒宥旨于中外:
王若曰, 自古帝王, 莫不建儲副以端國本, 推嫡孫以定名分。 予以涼德, 承祖宗之緖, 念繼序之道, 永思其艱, 夙夜祗懼。 今元孫弘暐, 時年已八歲, 岐嶷夙成, 玆命爲王世孫, 旣擧彝章, 宜霈鴻恩。 自四月初三日昧爽以前, 犯流以下之罪者, 除奸盜外, 已發覺未發覺, 已結正未結正, 咸宥除之。 敢以宥旨前事相告言者, 以其罪罪之。 於戲! 慶延邦家, 旣正名於世嫡; 恩推渙汗, 庶均福於黎元。 故玆敎示, 想宜知悉。
원손(元孫) 이홍위(李弘暐)를 봉하여 왕세손(王世孫)을 삼았는데, 그 교명(敎命)에 말하기를,
“왕은 말하노라. 슬프다, 내가 큰 사업을 이어받아 조종(祖宗)의 부탁의 중함을 생각하여 일찍과 밤으로 공경하고 두려워한다. 상고하건대 옛날의 제왕(帝王)은 나라 근본이 이미 바르게 되면 또 그 윤자(胤子)로 대를 이으니, 종통(宗統)을 중하게 하고 인심을 집중시키자는 것이다. 생각하건대 원손(元孫) 이홍위(李弘暐)는 천자(天資)가 숙성하고 품성(稟性)이 영특하고 밝은데, 지금 나이 스승에게 나갈만큼 되었으므로 너를 명하여 왕세손(王世孫)을 삼는다. 너는 바른 사람을 친하고 가까이 하고 학문을 밝고 넓게 하여 그 덕을 새롭게 하여 영세(永世)의 아름다움을 믿음직하게 하라. 공경할지어다.”
하고, 또 사유(赦宥)하는 왕지(王旨)를 중외에 반포하기를,
“왕은 말하노라. 옛날부터 제왕(帝王)이 저부(儲副)를 세워서 나라 근본을 바르게 하고 적손(嫡孫)을 택하여 명분(名分)을 정하지 않은 이가 없었다. 내가 얇은 덕으로 조종(祖宗)의 사업을 이어받아 차례를 이을 도리를 생각하매, 길이 그 어려움을 생각하여 밤낮으로 공경하고 두려워한다. 지금 원손(元孫) 이홍위(李弘暐)가 나이 이미 8세가 되어 준수하고 숙성하므로 이에 명하여 왕세손(王世孫)을 삼았다. 이미 이장(彝章)을 거행하였으니 마땅히 큰 은택을 내려야 하겠다. 4월 초3일 매상(昧爽) 이전에 유(流)이하의 죄를 범한 자는 간도(奸盜)를 제외하고, 이미 발각되었거나 아직 발각되지 않았거나 이미 결정되었거나 아직 결정되지 않았거나 모두 용서하여 면제한다. 감히 유지(宥旨)의 전의 일을 가지고 서로 고하여 말하는 자는 거기에 해당한 죄로 죄주겠다. 슬프다, 경사가 방가(邦家)에 뻗쳤으니 이미 세적(世嫡)으로 명분(名分)을 바르게 하였고, 은혜가 광대하게 미치었으니 거의 고루 백성에게 복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교시하는 것이니 마땅히 잘 알라.”
불펜의 글을 보고서야 정조 임금의 이름이라는 걸 알게 됐다. 그 글에 보면 대부분의
조선시대 임금 이름이 외자인데 왜 그런지 모르겠다고 얘기를 하길래 떠올라서
주절거려본다.
우리나라나 중국의 경우 (일본은 잘 모르겠다) 이름에 특별한 주술적인 의미가 있기때문에
함부로 부르면 기가 빠진다느니 등의 사람에게 좋지 못하다고 여겼다. 그래서 애들은
'개똥이'라는 식의 마구 부를 수 있는 험한 이름을 지어줬다가 나중에 어느 정도 크면
정식 이름을 지어주기도 했고, 어른들은 이름 대신에 부를 수 있는 호나 자를 지어서
불렀다. 이황이라 부르지 않고 퇴계라 하고, 이이 대신에 율곡이라고 부른 것도 다
그런 연유에서다. 부모님 함자를 함부로 발음하지 않고 끊어서 읽는 것도 (제 아버님
함자는 춘자 식자 되십니다) 그런 의미도 포함돼 있다.
그런 상황이니 임금의 이름(휘(諱)라고 한다)은 더욱 더 신성시 혹은 함부로 부를 수
없고 쓰지도 못했다. 그것을 피휘(避諱)라고 한다.
그런데 임금의 이름이 흔히 쓰는 글자라면 어떻게 할까. 만일 임금의 이름에 金이라도
들어간다면 김씨는 모두 성을 바꿔야 할 거다. 저런 예처럼 임금의 이름이 흔한 한자라면
일상 생활에서 한자를 쓰기가 모두 힘들어지는 사태가 발생한다. 따라서 피휘를 하되
일상 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게 하기 위해 조선시대때의 왕의 이름은 대부분 잘 쓰지 않는
벽자(僻字: 잘 사용되지 않는 한자)를 쓰며, 그것도 한 글자로 줄여서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했다.
아래가 바로 조선시대 임금의 이름 목록이다.
1대 태조: 이성계(成桂)
2대 정종: 이방과(芳果)
3대 태종: 이방원(芳遠)
4대 세종: 이도(祹)
5대 문종: 이향(珦)
6대 단종: 이홍위(弘暐)
7대 세조: 이유(瑈)
8대 예종: 이황(晄) 광이라고도 읽는군.
9대 성종: 이혈(娎)
10대 연산군: 이융(
) 그림으로밖에 존재하지 않는 글자군.11대 중종: 이역(懌)
12대 인종: 이호(峼)
13대 명종: 이환(矮)
14대 선조: 이균(鈞) --> 연 (표현불가)
15대 광해군: 이혼(琿)
16대 인조: 이종(倧)
17대 효종: 이호(淏)
18대 현종: 이연(棩)
19대 숙종: 이돈(焞) 네이뇬에서는 순이라고 발음하네.
20대 경종: 이윤(昀)
21대 영조: 이금(昑)
22대 정조: 이산(祘)
23대 순조: 이공(玜)
24대 헌종: 이환(奐)
25대 철종: 이원범(元範)
26대 고종: 이명복(命福)
27대 순종: 이척(拓)
근데 뭔가 좀 이상하다. 태조, 정종, 태종, 철종, 고종의 경우 이름이 두 자이며 흔히
쓰이는 글자가 아닌가. 이런 경우는 그들의 출생의 비밀 (^_^)과 관련이 되어 있다.
잘 보면 저 임금들은 모두 태어날 때 임금이 될 예정이 없었기때문이다. 고려시대
무인가 출신인 이성계가 이름 지을 때 임금이 될 줄 알고 짓지는 않았을테니 말이다.
정종과 태종 모두 아버지가 왕이 됐을 때에는 모두 어른이었고, 그 말은 이성계가
권력을 얻기 전에 태어났다는 얘기이기때문에, 이름을 지을 때 그런 식으로 이름을
짓지 않았던 거다. 철종의 경우 왕족중에서도 먼 왕족이어서 강화도에서 더벅머리
총각으로 컸다가 안동 김씨가 자신들의 권력 유지를 위해 왕으로 추대한 왕으로,
이름지을 때는 고려할 필요가 없었다가 갑자기 왕이 되었던 거다. 고종의 경우에도
철종과 마찬가지로 왕위와는 전혀 관계가 없었는데, 안동 김씨를 견제할 목적으로
조대비가 흥선대원군 이하응과 결탁해 왕으로 발탁했기때문에 이름이 그러하다.
이렇게 왕이 될 예정이 아니라서 평범하게 지었던 이름을 갖고 있었다가 왕이 된
경우에는 이름을 바꾸었다. 이성계의 경우 단(旦)으로, 정종은 방과에서 경(黔), 철종은
원범에서 변(昪), 고종은 아명이 명복이었다가 재황(載晃) --> 형(熙. 요즘은 주로 희로
발음하는데 고종의 경우 [형]으로 발음하는 문헌이 많다고 한다. 요즘 이름중에서 '희'는
대개 저 글자로 알고 있는데, 고종 덕분에 유행하게 됐나...)로 바꿨다.
하지만 예외적인 경우가 태종 이방원으로 이름을 바꿨다는 자료를 찾을 수가 없다.
안바꿨다가 아니라 바꾼지 안바꿨는지 잘 모르겠지만 아마도 안바꾼 것으로 보인다.
더욱 희한한 건 단종의 경우다. 이름이 弘暐(홍위)인데 弘자의 경우 꽤나 많이
쓰일텐데도 불구하고 이름을 그렇게 지었다는 거다. 다른 사람들이야 왕위에 오를
예정이 없었다고 치지만, 단종은 아버지인 문종이 세자인 시절에 태어났고,
8살때에는 세손으로 책봉이 되어 가장 확실한 왕 후보자였는데도 불구하고
이름을 저렇게 지었다는 게 특이하다.
아래는 조선왕조실록에서 발췌한 글인데, 왕에서 쫓겨난 후에 지어진 이름이 아니라,
이미 어릴 때부터 저 이름을 썼다는 증거인데... 희한한 케이스임은 틀림없다.
http://blog.naver.com/comjakma?Redirect=Log&logNo=20033973229 참조.
세종 120권, 30년( 1448 무진 / 명 정통(正統) 13년) 4월 3일
○戊午/封元孫弘暐爲王世孫。 其敎命曰:
王若曰, 於戲! 予承丕緖, 思祖宗附托之重, 夙夜寅畏。 粤稽古昔帝王, 國本旣端, 又世其胤, 所以重宗統繫人心也。 惟爾元孫弘暐天資岐嶷, 稟性英明, 乃今年可就師。 爰命爾爲王世孫, 爾其親近正人, 緝熙于學, 惟新厥德, 以孚永世之休。 敬哉!
又頒宥旨于中外:
王若曰, 自古帝王, 莫不建儲副以端國本, 推嫡孫以定名分。 予以涼德, 承祖宗之緖, 念繼序之道, 永思其艱, 夙夜祗懼。 今元孫弘暐, 時年已八歲, 岐嶷夙成, 玆命爲王世孫, 旣擧彝章, 宜霈鴻恩。 自四月初三日昧爽以前, 犯流以下之罪者, 除奸盜外, 已發覺未發覺, 已結正未結正, 咸宥除之。 敢以宥旨前事相告言者, 以其罪罪之。 於戲! 慶延邦家, 旣正名於世嫡; 恩推渙汗, 庶均福於黎元。 故玆敎示, 想宜知悉。
원손(元孫) 이홍위(李弘暐)를 봉하여 왕세손(王世孫)을 삼았는데, 그 교명(敎命)에 말하기를,
“왕은 말하노라. 슬프다, 내가 큰 사업을 이어받아 조종(祖宗)의 부탁의 중함을 생각하여 일찍과 밤으로 공경하고 두려워한다. 상고하건대 옛날의 제왕(帝王)은 나라 근본이 이미 바르게 되면 또 그 윤자(胤子)로 대를 이으니, 종통(宗統)을 중하게 하고 인심을 집중시키자는 것이다. 생각하건대 원손(元孫) 이홍위(李弘暐)는 천자(天資)가 숙성하고 품성(稟性)이 영특하고 밝은데, 지금 나이 스승에게 나갈만큼 되었으므로 너를 명하여 왕세손(王世孫)을 삼는다. 너는 바른 사람을 친하고 가까이 하고 학문을 밝고 넓게 하여 그 덕을 새롭게 하여 영세(永世)의 아름다움을 믿음직하게 하라. 공경할지어다.”
하고, 또 사유(赦宥)하는 왕지(王旨)를 중외에 반포하기를,
“왕은 말하노라. 옛날부터 제왕(帝王)이 저부(儲副)를 세워서 나라 근본을 바르게 하고 적손(嫡孫)을 택하여 명분(名分)을 정하지 않은 이가 없었다. 내가 얇은 덕으로 조종(祖宗)의 사업을 이어받아 차례를 이을 도리를 생각하매, 길이 그 어려움을 생각하여 밤낮으로 공경하고 두려워한다. 지금 원손(元孫) 이홍위(李弘暐)가 나이 이미 8세가 되어 준수하고 숙성하므로 이에 명하여 왕세손(王世孫)을 삼았다. 이미 이장(彝章)을 거행하였으니 마땅히 큰 은택을 내려야 하겠다. 4월 초3일 매상(昧爽) 이전에 유(流)이하의 죄를 범한 자는 간도(奸盜)를 제외하고, 이미 발각되었거나 아직 발각되지 않았거나 이미 결정되었거나 아직 결정되지 않았거나 모두 용서하여 면제한다. 감히 유지(宥旨)의 전의 일을 가지고 서로 고하여 말하는 자는 거기에 해당한 죄로 죄주겠다. 슬프다, 경사가 방가(邦家)에 뻗쳤으니 이미 세적(世嫡)으로 명분(名分)을 바르게 하였고, 은혜가 광대하게 미치었으니 거의 고루 백성에게 복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교시하는 것이니 마땅히 잘 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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