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unsh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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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도가 높으면 땀을 증발시키면서 체온을 내리지 못해 온도가 더 높더라도
건조한 곳보다 더 힘들다라는 게 핵심 주제임.


인간은 자연에서 어느 온도까지 견딜 수 있을까? 우리나라에서는 상상하기 어렵겠지만 지구에는 기온이 45℃가 넘는 곳이 꽤 많고, 심지어 50℃가 넘는 곳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최고 온도는 1992년 9월 북아프리카 리비아의 엘 아지지아(El Azizia)라는 곳에서 측정된 것으로 그늘에서 무려 58℃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렇게 주위 온도가 체온을 훨씬 뛰어넘는 곳에서도 여전히 인간은 나름대로 잘 적응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사람이 진짜 견디기 어려운 곳은 따로 있습니다. 고온다습한 환경에서는 40℃가 채 안되더라도 몸이 땀으로 범벅이게 됩니다. 특히 서인도제도와 자메이카 같은 지역의 여름 날씨는 악명이 꽤 높은데 과거 이곳의 식민지를 경영했던 유럽인들에게 이곳에서 여름을 난다는 것은 악몽이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습기가 포화 상태인 50℃가 사우나처럼 건조한 상태의 90℃가 보다 훨씬 견디기 어렵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땀을 배출하여 체온을 낮추어야 하는데 대기 중의 습기가 이미 포화상태여서 땀을 제대로 증발시킬 수 없게 됩니다. 땀을 증발시키지 못하면 땀의 배출은 점점 줄어들고 마침내 땀을 흘릴 수 없게 되어 배출하지 못한 땀만큼 체온이 올라가 정상적인 체온조절에 실패해 자칫 고체온증, 즉 열사병에 걸리기 때문입니다.

사우나 시간은 일반적으로 10분 정도가 가장 적당하다
그렇다면 땀을 증발시킴으로써 열을 얼마나 낮출 수 있을까요? 체온 정도의 온도에서 물 1g을 증발시키려면 거의 6백cal(칼로리)의 열량이 필요합니다. 1cal는 물 1g의 온도를 1℃ 높이는데 필요한 열량입니다. 예를 들어 20℃의 물을 마신 사람이 37℃의 땀을 배출했다고 가정한다면 만일 땀이 전혀 증발하지 않고 그냥 흘러내린다면 1g당 17cal의 열이 나갈 뿐입니다. 반면 땀이 모두 증발한다면 6백cal 정도를 빼앗아가므로 냉각효과가 30배 이상 큽니다. 이를 잘 보여주는 실험이 있습니다.

프랑스의 유명한 사이클 경주인 ‘뚜르 드 프랑스’에서 다섯차례나 우승한 에디 메르크스는 험한 지형에서도 6시간 내내 전속력으로 사이클을 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실내에 고정돼 있는 사이클을 타본 결과 한시간만에 녹초가 돼버렸습니다. 땀을 비오듯이 흘렸지만 페달을 밟는 격렬한 운동으로 근육에서 생긴 열을 내보낼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야외에서의 사이클링은 시속 40㎞의 빠른 속도로 이동하기 때문에 강한 맞바람을 안습니다. 따라서 땀이 증발한 수증기는 순식간에 바람에 실려 갑니다. 반면 고정된 사이클에서 페달을 밟을 경우 땀에서 증발한 수증기가 주위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땀이 잘 증발되지 않고 대부분 물방울 상태로 떨어지고 됩니다. 강변에서 조깅을 할 때보다 러닝머신에서 달릴 때 훨씬 힘들게 느껴지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한여름에 폭서로 사망하는 것도 더위 자체보다는 땀을 제대로 배출시키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낮에는 별로 활동하지 않는 사막의 주민들도 하루에 4L 정도 물을 마십니다. 큰 생수병으로 두 병이 조금 넘는 양입니다. 그러나 마실 물이 부족했기 때문에 땀을 제대로 배출시킬 수 없었고 이내 많은 사람들이 열사병으로 쓰러졌습니다.

질문 하나. 당신이 죄를 지어 지옥에서 형벌을 받게 되었습니다. 50도가 넘는 사막의 방과 40도의 습한 방에서 죄를 뉘우치라고 한다면 어떤 방을 선택하시겠습니까?

글/과학동아 편집부 (2004년 10월 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