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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장이 민주주의 이끈다" 가설 통계로 보니 '잘못된 신화'


■ 포린어페어즈 최신논문서 주장

"경제발전이 이뤄져야 민주주의가 가능하다"는 가설은 오랫 동안 학계에서 강력한

지지를 받았다. 그 대표적 사례 중 하나로 한국이 곧잘 꼽히기도 한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이는 '잘못된 신화' 에 불과하다고 <포린어페어즈> 9·10월호에 실린 한

논문이 주장했다.



'민주주의가 우월한 이유'라는 제목의 이 논문에 따르면, 1960년 이후 세계의

저개발국가들을 대상으로 한 실증적 연구 결과 민주주의 체제가 경제발전과 삶의 질

향상에서 권위주의 체제보다 훨씬 우월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논문은 조지프 시글

제도개혁센터 연구실장 등 3명이 함께 썼다.



이들은 1960년 이후 세계은행의 세계발전지수 자료를 토대로, 1995년 달러가치 기준

1인당 국민총생산이 2천달러 미만인 나라들을 '저소득 민주주의 국가군' 과 '저소득

권위주의 국가군' 으로 나눠, 두 집단의 사회·경제적 발전정도를 비교했다.



이들은 '잘못된 신화' 가 반세기 가까이 학계와 현실 정치권을 지배한 이유로

세가지를 꼽았다. 첫째는 경제발전이 광범위한 중산층을 배출하고, 중산층의 참여

욕구가 민주화를 가능케 한다는 논리다. 둘째는 냉전 시기 소련 쪽으로 넘어가지 않은

저개발 권위주의 정권들을 북돋아주기 위한 정치적 목적이 있었다. 세째는 일부

아시아 권위주의 정권들의 눈부신 경제성장과 민주화 경험이다. 한국과 싱가포르,

대만, 인도네시아 그리고 나중에 합류한 중국이 여기에 속한다. 이들 국가의

발전사례는 민주정치의 혼란과 거리가 먼, 강력하고 전문기술 관료에 바탕한 정부가

거시경제 정책을 추진하는 데 가장 효과적이라는 믿음을 심어줬다.





민주국가 경제성장률 권위국가보다 더 높아 "한국은 특수한 사례"





그러나 실증적 통계를 보면, 지난 40년간 '저소득 민주주의 국가군' 이 '저소득

권위주의 국가군' 에 뒤지지 않고 경제성장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대만 등

아시아 국가들을 제외한다면, 민주주의 국가군의 경제성장률이 오히려 50%나 높았다.

이 논문은 "쿠바 북한 소말리아 등 자료가 없어 통계에 넣지 못한 권위주의 국가들을

포함하면 실제로 민주주의 국가군과 권위주의 국가군의 성장 격차는 더 커질

것" 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삶의 질에선 민주주의 국가군이 권위주의 국가군보다 훨씬 앞섰다. 평균수명에서

8년 길었고, 중등교육 비율에서 40%가 높았고, 영아 사망률에선 20%가 오히려 낮았다.



급속한 경기침체를 경험하는 비율에서도 민주주의 국가군이 권위주의 국가군보다 훨씬

낮았다. 이 논문은 "결국 권위주의 국가들의 빠른 성장은 급속한 경기침체를

만회하기 위한 것일 뿐" 이라고 지적했다. 민주주의 국가군이 포퓰리즘적 정책결정을

한다는 가설도 잘못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0년간 민주주의 국가군의 재정적자는

권위주의 국가군보다 높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국은 어떤가. 이 논문은 "한국 등의 사례는 권위주의 국가군에서도 경제발전이

가능하다는 걸 보여줄 뿐이다. 그러나 이것이 전세계 권위주의 국가들의 일반적

사례는 아니다" 라고 밝혔다.

워싱턴/박찬수 특파원 pc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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