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식 일본의 공휴일, 그리고 천황제
2004.01.29 19:24
저녁 먹으러 식당에 갔다 걸려있는 달력을 보니 한중훼리에서 만든 달력인데,
일본과 중국의 국경일을 같이 표시해놨더구만. 12월 날짜를 보니 12월 23일이
천황 생일이라고 노는 모양이던데, 그거 보면서, '야... 그럼 쟤네들은 샌드위치
연휴네. 24일날은 적당히 알아서 쉬겠네?' 했는데...
어랏? 크리스마스가 공휴일이 아니네? 그래서 네이버에서 검색을 했더니 아래와
같은 결과가 나왔다.
그냥 잡식 정도로 기억해두려고.
p.s. 오늘자 스포츠 서울에 보니 일본의 성인식 풍경이 나온다. 아래 날짜를 보니
2주전의 풍경인가 보다.
우리나라에서는 석가모니의 생일도 공휴일이고 예수그리스도의 생일도 공휴일로 되어
있다. 일본에서는 부처님이 오신 날(양력 4월 8일)에는 전국의 절에서 행사가 있고
크리스마스에는 거리에 캐럴이 흐르고 가정집에 트리가 장식되고 사람들은 선물을
사느라고 부산을 떨기도 하지만 공휴일은 아니다. 그러나 천황의 생일은 공휴일이다.
일본이 법률로 제정한 공휴일(國民の祝日)에는 모두 14개가 있는데, 그것은 아래와 같다.
① 1월 1일 : 설날
② 1월 둘째 월요일 : 성인(成人)의 날 지방자치제 단위로 만 20세가 된 남녀를 위한
축하행사가 있음
③ 2월 11일 : 건국기념일 우리나라의 개천절
④ 3월 21일(경) : 춘분(春分)의 날 낮과 밤의 길이가 거의 같아지는 날로 때에 따라서는
21일 전후가 됨. 일본 불교의 오랜 풍습으로 많은 사람들이 이날에 성묘를 함
⑤ 4월 29일 : 초록의 날 자연과 친숙해지는 날
⑥ 5월 3일 : 헌법기념일 우리나라의 제헌절
⑦ 5월 5일 : 어린이날
⑧ 7월 20일 : 바다의 날 바다가 주는 은혜에 감사하고 해양국가 일본의 번영을 기원하는
날
⑨ 9월 15일 : 경로(敬老)의 날
⑩ 9월 24일(경) : 추분(秋分)의 날 춘분의 날과 같음
⑪ 10월 둘째 월요일 : 체육의 날
⑫ 11월 3일 : 문화의 날 문화 발전에 공헌을 한 과학자·예술가에게 주는 문화훈장
수여식이 있음
⑬ 11월 23일 : 근로(勤勞)감사의 날
⑭ 12월 23일 : 천황탄생일
위의 공휴일 외에도 1992년에는 5월 4일도 <국민의 휴일>로 지정되어, 일본에서는
4월29일∼5월 5일까지가 매년 황금연휴가 된다.
그런데 일본이 법률로 제정한 14개의 國民の祝日중 절반이 넘는 8개가 일본 천황과
인연이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 8개의 國民の祝日의 유래는 다음과 같다.
③ 2월 11일 : 건국기념일 신화상의 초대 천황 神武天皇의 즉위한 날
④ 3월 21일(경) : 춘분(春分)의 날 천황이 역대 천황의 제사를 지내는 春季皇靈祭가
행해지는 날
⑤ 4월 29일 : 초록의 날 1989년에 서거한 昭和(히로히또의 연호)天皇의 생일
⑧ 7월 20일 : 바다의 날 1876년에 明治天皇이 일본의 동북지방을 시찰한후 배를 타고
귀경한 날
⑩ 9월 24일(경) : 추분(秋分)의 날 秋季皇靈祭가 행해지는 날
⑫ 11월 3일 : 문화의 날 1912년에 서거한 明治天皇의 생일
⑬ 11월 23일 : 근로(勤勞)감사의 날 천황이 그 해에 수확된 햇곡식을 신에게 바치는
의식인 新嘗祭가 행해지는 날
⑭ 12월 23일 : 천황탄생일 1989년에 즉위한 지금의 平成(아키히또의 연호)天皇의 생일
일본의 國民の祝日은 그 명칭만을 볼 때는 천황과 관련된 날은 하루(천황탄생일)밖에
없는 것 같지만, 祝日에 붙여진 이름 뒤에는 천황과 관련이 있는 날이 많음을 알 수 있다.
일본 천황은 패전(1945년)과 동시에 정치권력을 잃어 1947년에 시행된 <일본국 헌법>에
의하여 사유재산은 국고에 헌납되었고 납세의 의무도 없으나 참정권도 없고 정치적인
발언도 금지되어서 지금은 국민통합의 상징으로 규정되어 있다. 하지만 일본의 토착
종교인 神道의 최고사제(最高司祭)로서 성스러운 존재이며 세계적으로도 유례없이
긴 1400년이란 세월을 이어져 내려온 천황의 권위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건재하다.
일본의 천황은북경의 자금성(紫禁城)보다 넓은 43만평의 황거(구 江戶城)에 살고 있으며
일반인과의 접촉은 거의 없다. 일본 수상(首相)들의 사생활과 스캔들에는 벌떼처럼 모여
들어 가차없이 취재하는 일본의 매스 미디어들도 천황을 비롯한 황족에 대해서는
사탕발림 같은 보도밖에 하지 않는다. 영국 왕실에 관한 스캔들을 시시콜콜히 보도하는
영국의 대중지 The Sun과 같음 매체는 일본에서는 상상하기가 힘들다. (영국에서는
여왕의 생일은 공휴일이 아님)
프랑스, 러시아와 같은 <시민혁명>이나 미국, 중국과 같은 <독립전쟁>,
<조국해방전쟁>이 없었던 일본에서는 국민통합의 상징으로서 천황을 능가하는 권위는
천황 외에는 그 아무것도 없는 것도 사실이다. 일본인들은 천황이란개인에게 머리를
숙이는 것이 아니라 천황이란 존재에 집약된 일본민족의 역사 앞에 고개를 숙이는 것으로
보인다. 통일이 된 후의 국가이념과 통합의 상징에 대해 고민해야 할 우리로서는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1946년 설날에 스스로가 신이 아니라 인간임을 온 국민에게
선언해야 했던 昭和天皇과 같은 불행한 천황이 다시는 생기지 않도록 황실을 성역시
하는 일이 없기를, 또 國民の祝日이라고 하는 것이 알고보니 천황집안의 경축일이나
제삿날이라는 일이 없기를 바랄 뿐이다.
(2003년부터 ⑧7월 20일 바다의 날은 7월 셋째 월요일로 변경된다. 하나가 없어지는
셈이지만 원래 황실과의 인연이 깊은 날은 아니어서 아쉬움은 남는다).
일본과 중국의 국경일을 같이 표시해놨더구만. 12월 날짜를 보니 12월 23일이
천황 생일이라고 노는 모양이던데, 그거 보면서, '야... 그럼 쟤네들은 샌드위치
연휴네. 24일날은 적당히 알아서 쉬겠네?' 했는데...
어랏? 크리스마스가 공휴일이 아니네? 그래서 네이버에서 검색을 했더니 아래와
같은 결과가 나왔다.
그냥 잡식 정도로 기억해두려고.
p.s. 오늘자 스포츠 서울에 보니 일본의 성인식 풍경이 나온다. 아래 날짜를 보니
2주전의 풍경인가 보다.
우리나라에서는 석가모니의 생일도 공휴일이고 예수그리스도의 생일도 공휴일로 되어
있다. 일본에서는 부처님이 오신 날(양력 4월 8일)에는 전국의 절에서 행사가 있고
크리스마스에는 거리에 캐럴이 흐르고 가정집에 트리가 장식되고 사람들은 선물을
사느라고 부산을 떨기도 하지만 공휴일은 아니다. 그러나 천황의 생일은 공휴일이다.
일본이 법률로 제정한 공휴일(國民の祝日)에는 모두 14개가 있는데, 그것은 아래와 같다.
① 1월 1일 : 설날
② 1월 둘째 월요일 : 성인(成人)의 날 지방자치제 단위로 만 20세가 된 남녀를 위한
축하행사가 있음
③ 2월 11일 : 건국기념일 우리나라의 개천절
④ 3월 21일(경) : 춘분(春分)의 날 낮과 밤의 길이가 거의 같아지는 날로 때에 따라서는
21일 전후가 됨. 일본 불교의 오랜 풍습으로 많은 사람들이 이날에 성묘를 함
⑤ 4월 29일 : 초록의 날 자연과 친숙해지는 날
⑥ 5월 3일 : 헌법기념일 우리나라의 제헌절
⑦ 5월 5일 : 어린이날
⑧ 7월 20일 : 바다의 날 바다가 주는 은혜에 감사하고 해양국가 일본의 번영을 기원하는
날
⑨ 9월 15일 : 경로(敬老)의 날
⑩ 9월 24일(경) : 추분(秋分)의 날 춘분의 날과 같음
⑪ 10월 둘째 월요일 : 체육의 날
⑫ 11월 3일 : 문화의 날 문화 발전에 공헌을 한 과학자·예술가에게 주는 문화훈장
수여식이 있음
⑬ 11월 23일 : 근로(勤勞)감사의 날
⑭ 12월 23일 : 천황탄생일
위의 공휴일 외에도 1992년에는 5월 4일도 <국민의 휴일>로 지정되어, 일본에서는
4월29일∼5월 5일까지가 매년 황금연휴가 된다.
그런데 일본이 법률로 제정한 14개의 國民の祝日중 절반이 넘는 8개가 일본 천황과
인연이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 8개의 國民の祝日의 유래는 다음과 같다.
③ 2월 11일 : 건국기념일 신화상의 초대 천황 神武天皇의 즉위한 날
④ 3월 21일(경) : 춘분(春分)의 날 천황이 역대 천황의 제사를 지내는 春季皇靈祭가
행해지는 날
⑤ 4월 29일 : 초록의 날 1989년에 서거한 昭和(히로히또의 연호)天皇의 생일
⑧ 7월 20일 : 바다의 날 1876년에 明治天皇이 일본의 동북지방을 시찰한후 배를 타고
귀경한 날
⑩ 9월 24일(경) : 추분(秋分)의 날 秋季皇靈祭가 행해지는 날
⑫ 11월 3일 : 문화의 날 1912년에 서거한 明治天皇의 생일
⑬ 11월 23일 : 근로(勤勞)감사의 날 천황이 그 해에 수확된 햇곡식을 신에게 바치는
의식인 新嘗祭가 행해지는 날
⑭ 12월 23일 : 천황탄생일 1989년에 즉위한 지금의 平成(아키히또의 연호)天皇의 생일
일본의 國民の祝日은 그 명칭만을 볼 때는 천황과 관련된 날은 하루(천황탄생일)밖에
없는 것 같지만, 祝日에 붙여진 이름 뒤에는 천황과 관련이 있는 날이 많음을 알 수 있다.
일본 천황은 패전(1945년)과 동시에 정치권력을 잃어 1947년에 시행된 <일본국 헌법>에
의하여 사유재산은 국고에 헌납되었고 납세의 의무도 없으나 참정권도 없고 정치적인
발언도 금지되어서 지금은 국민통합의 상징으로 규정되어 있다. 하지만 일본의 토착
종교인 神道의 최고사제(最高司祭)로서 성스러운 존재이며 세계적으로도 유례없이
긴 1400년이란 세월을 이어져 내려온 천황의 권위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건재하다.
일본의 천황은북경의 자금성(紫禁城)보다 넓은 43만평의 황거(구 江戶城)에 살고 있으며
일반인과의 접촉은 거의 없다. 일본 수상(首相)들의 사생활과 스캔들에는 벌떼처럼 모여
들어 가차없이 취재하는 일본의 매스 미디어들도 천황을 비롯한 황족에 대해서는
사탕발림 같은 보도밖에 하지 않는다. 영국 왕실에 관한 스캔들을 시시콜콜히 보도하는
영국의 대중지 The Sun과 같음 매체는 일본에서는 상상하기가 힘들다. (영국에서는
여왕의 생일은 공휴일이 아님)
프랑스, 러시아와 같은 <시민혁명>이나 미국, 중국과 같은 <독립전쟁>,
<조국해방전쟁>이 없었던 일본에서는 국민통합의 상징으로서 천황을 능가하는 권위는
천황 외에는 그 아무것도 없는 것도 사실이다. 일본인들은 천황이란개인에게 머리를
숙이는 것이 아니라 천황이란 존재에 집약된 일본민족의 역사 앞에 고개를 숙이는 것으로
보인다. 통일이 된 후의 국가이념과 통합의 상징에 대해 고민해야 할 우리로서는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1946년 설날에 스스로가 신이 아니라 인간임을 온 국민에게
선언해야 했던 昭和天皇과 같은 불행한 천황이 다시는 생기지 않도록 황실을 성역시
하는 일이 없기를, 또 國民の祝日이라고 하는 것이 알고보니 천황집안의 경축일이나
제삿날이라는 일이 없기를 바랄 뿐이다.
(2003년부터 ⑧7월 20일 바다의 날은 7월 셋째 월요일로 변경된다. 하나가 없어지는
셈이지만 원래 황실과의 인연이 깊은 날은 아니어서 아쉬움은 남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