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시대 15화는 눈물나는 장면들이 참 많기도 하다. 은호가 노래부르는 장면이나
피클병 딸 때의 모습이나, 마지막 기차 안에서의 포옹이나...
남자 입장으로서 또 하나 슬펐던 건, 동이의 시신을 안고 있는 동진의 뒷모습이었다.
지난 번 은호가 그전에 스러지는 모습처럼 아이의 시신을 안고 무너지면서 쓰다듬는
모습, 그리고 들썩이는 어깨... 그리고 그걸 끝까지 감췄던 동진의 모습은 왠지 남자들은
뭉클했을 거다...
근데 그렇게 은호의 마음을 배려해 감췄던 동진이 쉽게 이혼을 해버린 거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우리나라 정서와 맞지 않다고 껄끄럽게 생각했다.
문득... 신경숙 작가의 '딸기밭'이라는 단편소설집의 한 에피소드가 떠올랐다. 그냥
기억을 통해 재구성한 것이라서 부정확하거나 각색된 것이 있다면 미안...
사랑하는 남편과 저에게는 아주 예쁘고 귀여운 딸이 있었지요. 하지만 선천적으로 갖고
있는 병때문에 결국 어린 나이에 우리 곁은 떠나버리고 말았답니다. 딸아이를 잃어버린
슬픔에 나는 넋이 나가버렸지요.
그런데 제 남편은 전혀 그렇지 않더군요. 아무런 아픔도 없고 슬픔도 없는 일상적인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심지어 회사일을 더욱 열심히 하고 학원도 다니면서 실력을 키우더니
어느새 헤드헌터를 통해 냉정하게 다른 회사로 더 좋은 대우로 이직을 해버리더군요.
그 사람에게 딸의 기억은 있는 걸까요...
저는 그런 그의 모습에 질려버려 그에 대한 마음이 식어버렸습니다. 딸 아이가 죽은 후
그와는 같이 살아도 같이 산 모습이 아니었고, 그는 직장으로 저는 바깥으로 겉돌았습니다.
그런 어느때...
딸아이의 기일이었지요. 그날만 되면 더욱 떠오르는 아이 생각에 잠못자고 뒤척이고
있었고 그 사람은 다른 방에서 일을 하고 있었죠...
갑자기 욕실에서 아이가 꺄르르 웃으면서 물장난하는 소리가 들려오더군요. 깜짝 놀랐죠.
제가 들은 건 환청이었을까요... 그래도 확인 차 거실로 불을 켜서 나왔습니다.
그때였죠.
그 사람이 얼빠진 얼굴로 욕실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당신은 왜...'
'당신도 들었어? 응? 당신도 들었어? 우리애가 물장구 치는 소리 말야'
'당신도...'
넋이 나간 얼굴의 남편은 제 품에서 무너져 내리며 엉엉 울었습니다.
'우리 아이가... 우리 아이가 왔었어...'
아아... 그 사람은 아이를 잃고 아무렇지도 않은 게 아니었어요. 그 사람은 저만큼 아파하고
슬퍼했습니다만, 슬퍼하는 저를 지탱하기 위해 일상인 척 했던 겁니다.
불쌍한 사람... 슬픈 마음이 있지만 슬퍼하지 못하는 사람...
그 사람은 그날, 아마도 제가 아파할까봐 저 몰래 아이의 시신을 안고 울고 있었겠지요.
그렇게 혼자서 아파하고 슬퍼하고... 그러고는 저에게는 아무렇지 않은 척했겠지요...
바보 같은 사람...
그날 우리는 몇년 만에 다시 사랑을 나누었고... 새로운 아이가 지금 제 뱃속에 있습니다.
p.s. 동진의 한국 남자 버젼일 거라고 생각해 제가 각색한 겁니다. 병원에서 아이의
시신을 안는 부분은 신경숙씨의 소설에 절대 없습니다.
피클병 딸 때의 모습이나, 마지막 기차 안에서의 포옹이나...
남자 입장으로서 또 하나 슬펐던 건, 동이의 시신을 안고 있는 동진의 뒷모습이었다.
지난 번 은호가 그전에 스러지는 모습처럼 아이의 시신을 안고 무너지면서 쓰다듬는
모습, 그리고 들썩이는 어깨... 그리고 그걸 끝까지 감췄던 동진의 모습은 왠지 남자들은
뭉클했을 거다...
근데 그렇게 은호의 마음을 배려해 감췄던 동진이 쉽게 이혼을 해버린 거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우리나라 정서와 맞지 않다고 껄끄럽게 생각했다.
문득... 신경숙 작가의 '딸기밭'이라는 단편소설집의 한 에피소드가 떠올랐다. 그냥
기억을 통해 재구성한 것이라서 부정확하거나 각색된 것이 있다면 미안...
사랑하는 남편과 저에게는 아주 예쁘고 귀여운 딸이 있었지요. 하지만 선천적으로 갖고
있는 병때문에 결국 어린 나이에 우리 곁은 떠나버리고 말았답니다. 딸아이를 잃어버린
슬픔에 나는 넋이 나가버렸지요.
그런데 제 남편은 전혀 그렇지 않더군요. 아무런 아픔도 없고 슬픔도 없는 일상적인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심지어 회사일을 더욱 열심히 하고 학원도 다니면서 실력을 키우더니
어느새 헤드헌터를 통해 냉정하게 다른 회사로 더 좋은 대우로 이직을 해버리더군요.
그 사람에게 딸의 기억은 있는 걸까요...
저는 그런 그의 모습에 질려버려 그에 대한 마음이 식어버렸습니다. 딸 아이가 죽은 후
그와는 같이 살아도 같이 산 모습이 아니었고, 그는 직장으로 저는 바깥으로 겉돌았습니다.
그런 어느때...
딸아이의 기일이었지요. 그날만 되면 더욱 떠오르는 아이 생각에 잠못자고 뒤척이고
있었고 그 사람은 다른 방에서 일을 하고 있었죠...
갑자기 욕실에서 아이가 꺄르르 웃으면서 물장난하는 소리가 들려오더군요. 깜짝 놀랐죠.
제가 들은 건 환청이었을까요... 그래도 확인 차 거실로 불을 켜서 나왔습니다.
그때였죠.
그 사람이 얼빠진 얼굴로 욕실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당신은 왜...'
'당신도 들었어? 응? 당신도 들었어? 우리애가 물장구 치는 소리 말야'
'당신도...'
넋이 나간 얼굴의 남편은 제 품에서 무너져 내리며 엉엉 울었습니다.
'우리 아이가... 우리 아이가 왔었어...'
아아... 그 사람은 아이를 잃고 아무렇지도 않은 게 아니었어요. 그 사람은 저만큼 아파하고
슬퍼했습니다만, 슬퍼하는 저를 지탱하기 위해 일상인 척 했던 겁니다.
불쌍한 사람... 슬픈 마음이 있지만 슬퍼하지 못하는 사람...
그 사람은 그날, 아마도 제가 아파할까봐 저 몰래 아이의 시신을 안고 울고 있었겠지요.
그렇게 혼자서 아파하고 슬퍼하고... 그러고는 저에게는 아무렇지 않은 척했겠지요...
바보 같은 사람...
그날 우리는 몇년 만에 다시 사랑을 나누었고... 새로운 아이가 지금 제 뱃속에 있습니다.
p.s. 동진의 한국 남자 버젼일 거라고 생각해 제가 각색한 겁니다. 병원에서 아이의
시신을 안는 부분은 신경숙씨의 소설에 절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