갔다온 후에 더 높은 곳을 향해 도전하는 젊은이. 23이면 사회에서는 젊지만 운동선수는
지금 막 꽃을 피워야 하는 나이. 그만큼 부담도 크고 안타까움도 많은 나이.
그래도 저 높은 곳을 향해 도전하는 사람. 23은 아직 젊고도 젊다. 그에게 화이팅을!!!
아래는 스포츠서울 기사다.
<배병철기자> 구약성서 '욥기'의 주인공 욥은 혹독한 시련을 견뎌내고 믿음을 굳게 지킨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야구판에서 욥과 같은 인물이 있을까. 무수히 많겠지만, 그 중 한명으로 문상호(23)도 포함될 듯 하다. 문상호는 고교때까지 속된말로 '잘나가는' 선수였다. 그러나 두산 베어스에 입단한 뒤 영락없는 '한국판 릭 앤키엘'이 돼 버렸다.
부상과 제구력에 발목을 잡힌 앤키엘이 투수에서 외야수로 전향한 것처럼 문상호도 부상탓에 투수를 포기하고 내야수로 전향하는 아픔을 맛봤다. 또 다른 시련은 군 제대 후 찾아왔다. 재기의 칼날을 든 순간, 구단으로부터 방출되는 수모를 겪은 것.
와신상담 끝에 찾은 미국땅에서도 무자격 에이전트가 무턱대고 높은 금액을 불러 협상이 결렬될 위기까지 몰렸다. 이에 문상호는 직접 구단을 방문했고, 그 결과 구단으로부터 계약 언질까지 받아냈다.
그의 노력으로 시련은 3번에서 끝나는가 했다. 하지만 올해부터 개정된 '메이저리그 외국선수 비자 규정(기존 선수 방출 혹은 부상시 타 외국선수로의 대체 불가)'은 4번째 시련을 건넸다. 입단을 추진하던 시카고 화이트삭스가 비자 문제로 꼬리를 내린 것. 결국 계약은 백지화 됐다.
이쯤되면 제 풀에 지치기 십상이다. 온갖 노력에도 불구하고 엇박자만 넘쳐난다. 돌아오는 결과표는 '실패'라는 두 글자. 이 상황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신념을 안고 달려갈 사람이 몇명이나 될까? 아마 열의 아홉은 '꿈'을 쫓다 지칠 것이다.
그러나 문상호는 지금도 먼 이국땅에서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팬들과 어머니께 약속한 '메이저리그 무대'에 서기 위해서다. 그에게는 '성공'보다 '약속'이 우선인 모양이다.
계약 실패로 심정이 착찹하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실력이 부족했다면 모를까 시기를 놓친 게 원인이니 그나마 다행이죠"라며 너털 웃음을 지었다. 미국으로 건너가기 전, 이미 필라델피아 필리스 극동담당 스카우트로부터 합격점을 받았다. 또 지난 2일(한국시간) 시카고 화이트삭스 스프링캠프에서 트라이아웃에서 찬사를 들었던 터라 자신감은 넘쳐 흘렀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말미에 향후 계획을 물었다. 23살이라 믿기지 않을 만큼 진지한 답변들이 이내 쏟아졌다.
"일단 독립리그와 같은 하부리그에서 계속 몸을 담금질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오는 6~7월에 2006시즌을 대비한 선수 테스트가 시작되면 그때 다시 도전할 생각입니다". 공을 던지면서 앞으로의 일을 구상하겠다는 계획이다.
연습생 수준의 저렴한 연봉과 수 개월의 시간들은 꿈을 위한 작은 희생에 불과하다. 아울러 그간 소비한 1개월의 'ML 도전기'는 미래를 위한 알찬 시간이었다.
"개구리는 더 멀리 뛰기 위해 몸을 움츠린다"는 한국 속담이 있다. 문상호는 더 큰 도약을 위해 잠시 정체해 있을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