書齋 꿈꾸는 푸른 자전거
2004.03.24 13:22
- 신동일의 <자유를 위하여> 클래식을 전공했지만 장르 파괴를 추구하며 끊임없이 대중에게 구애하는 독특한(?) 작곡가 신동일이 자신의 음악에 대한 생각을 <꿈꾸는 푸른 자전거>(민족음악연구회 刊, 시디북)에 담아 냈다. 독립영화, 극장용 영화, 클래식, 국악, 가요 편곡 등 장르에 얽매이지 않고 작곡 활동을 펼치고 있는 신동일은 신효순, 심미선양을 추모하는 노래 <꽃을 위한 연가> 등 음악을 통해 현실에 참여하기도 했다. 또한, 국내 최초의 클래식 싱글음반 <저녁풍경>을 기획해 새로운 유통구조를 시험하는 등 독특한 영역을 만들고 있는 작곡가다. 이 책에는 그가 한국의 음악계를 체험하며 느낀 생각들, 자신의 음악 입문 과정과 성장 과정, 작곡 과정 등이 수록돼 있다. 이 중 '무대와 객석 사이에서'라는 논평들은 대중과 교류하지 않는 음대 출신 작곡가들과 그런 한국 음악계에 대한 쓴소리들로 가득하다. 그는 대작곡가로 추앙받는 모차르트가 결국 돈을 벌기 위해 귀족들의 여흥이나 파티의 배경 음악을 작곡했고, 베토벤도 귀족 자녀들에게 음악 레슨을 해주며 생계를 유지했던 사실을 상기시키며 작곡가에 대한 환상을 꼬집는다. 또한 음의 해방을 가져왔던 쇤베르크의 12음 기법이 지금은 오히려 하나의 틀로 굳어져 버려 다시 음과 작곡가들을 구속시키고 있다고 지적한다. 기법의 문제 외에도 토론 문화의 부재, 위대한 작품을 써야 한다는 강박관념, 연주자의 개성이 전혀 발휘되지 않는 작곡 발표회, 음악을 학문으로 생각으로 아카데미즘 등에 대해서도 비판의 칼을 들이댄다. "언젠가 어떤 작곡과 교수님과 '우리 사회는 일반적으로 음악은 노는 것으로 인식하는 것이 문제다'라는 주제로 논쟁을 한 적이 있는데, 나는 개인적으로 예술은 학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영국에서 공부를 마치고 귀국한 한 친구가 유럽에 가면 도서관에 연주할 수 없고, 절대로 연주되지 않는 '걸작'들이 수도 없이 많이 보관되어 있는데, 그런 게 너무 싫다는 이야기를 했다." "우리에겐 일찍이 김민기라는 음유시인이 있었다. 그는 음악대학을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생각과 마음을 노래말에 담고 가락에 실었고 자신의 목소리로 세상에 뿌렸다.…음악대학에서 이런 예술가를 한 명이라도 키워낸 일이 있는가?" 그가 '무대와 객석 사이에서'를 통해 일관되게 주장하는 것은 소통이다. 관객과 연주자와의 소통, 연주자와 작곡가와의 소통, 양악과 국악의 소통, 고전음악과 현대음악의 소통, 그리고 소통이 활발해져서 결국은 장르라는 벽이 허물어지기를 기대한다. 그는 음악인들이 크로스오버에 대해서 좀더 당당해질 것을 권고한다. "이들은 전통의 문제와 관련해서 지적을 받으면…자신의 크로스오버 작업이 항상 전통음악의 연구를 통해 이루어진 것이라고 역설한다. 그러나 이런 주장들은 단지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될 때가 많다.…왜 이 음악은 자기 자신만의 고유한 것이라고 주장하지 못하는 것일까?" 신동일은 음악을 통해서 자기 해방으로 가는 길을 모색한다. 누구나 자유롭게, 저 하고 싶은 대로 맘껏 예술적 욕구를 표출해 낼 수 있고 그러한 풍토가 만들어지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완전한 작곡가가 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이 세상에 작곡가의 삶이라는 것이 존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고 털어놓는다.
'작곡노트'는 '이상한 밤' '사랑노래' '꽃을 위하 연가' 등 일곱 곡의 해설과 악보 등으로 꾸몄다. 전체적으로 내용이 쉽고 일상의 삶이 녹아 있어 음악에 문외한이라도 읽기에 부담이 없지만, 신동일이 최근 전념하고 있는 어린이 음악에 대한 그의 생각과 이바지 프로덕션을 통해 만들어 가는 음악 활동 등이 빠져 있는 점은 아쉽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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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3/23 오전 1:12
ⓒ 2004 OhmyNews
김대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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