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書齋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2003.12.09 19:06

RanomA 조회 수:1176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칼 세이건 (지은이), 이상헌 (옮긴이)



원제 : The Demon-Haunted World
김영사
2001년 7월 27일 / 503쪽 / 223*152mm (A5신)
ISBN 8934907827


알라딘 리뷰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사이비 과학과 초과학적 미신들이 판치는 세태를 이 책의 저자 칼 세이건은 이렇게 표현한다. 그것은 '악령'이라는 미신적 존재에 대한 믿음이 넘쳐나는 세상에 대한 비판이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과학적 사고가 대중에게서 사라지는 경향이 그런 끔찍한 세상을 만들 것이라는 경고이기도 하다.

UFO와 외계인 납치, 아틀란티스 대륙과 초고대 문명, 심령술사, 신앙치료사 등이 과학을 참칭하든, 아니면 그 '이상'이라고 강변하든, 이런 주장들은 반박 가능성과 토론에 항상 열려있는 과학에 반대되는 것이다. 저자는 미국에 유행하는 이런 '사이비 과학'과 '초과학적 미신'들에 대한 비판을 통해 과학의 가치를 말한다.

과학적 연구를 통해 충분한 근거가 마련된다면 우리가 외계인을 발견할 수도 있다고 믿는 저자이지만, 현재 유행하는 판본의 UFO, 외계인의 이야기는 환상들일 뿐이라고 비판한다. (저자는 영화로도 만들어진 '컨텍트'의 저자이기도 하고 외계의 전파탐지 프로젝트인 '외계 지능 생명체 탐사(SETI)'의 강력한 지지자이기도 하다.)

중세말기의 성모 마리아 강림이라는 이른바 '기적'들과 별반 다를 것도 없는 UFO 이야기들은 알 수 없는 것들을 모조리 '정부의 음모'로 단정하면서 자신을 정당화한다. 게다가, 외계인 상담사, 심령 치료사 등은 이제 하나의 '사업'이 되어서 그런 경향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이런 주장들은 반박가능성이라는 것을 아예 배제하고 폐쇄적인 논리구조를 갖춘다.

자신을 반박할 수 없도록 만든 주장은, 따라서 토론과 비판에 적대적이다. 이 책에서 저자가 이야기하고 싶어하는 부분은 이것이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이런 사이비 과학, 초과학적 미신들은 민주주의와 자유에 반대된다는 것이다. 과학을 무시하고 과학적 사고를 거추장스러워하는 세태는 사이비 과학과 초과학적 미신들을 유행시키고, 또 한편으로는 중요한 결정에서 대중을 배제하게(혹은 스스로 배제되게) 만든다.

실제로 반공 매카시즘의 횡포 시절에, 탁월한 물리학자, 양자역학의 선구자인 에드워드 콘던은 '사상검증위원회'에서 이런 말을 들어야했다. "여기 적혀있는 것을 보니 당신은 물리학의 혁명적 운동을 선도하고 있다는군요, 그러니까.. 만일 누군가가 어떤 한 분야에서 혁명적 운동을 선도했다면 그 사람은 다른 분야에서도 그럴 수 있다는 겁니다."

얼토당토 않은 광기이지만(불행히도 매카시즘의 한국적 판본은 2001년 현재도 유행중이다) 어떤 측면에서는 진실의 일단을 보여준다. 즉, 과학적 사고에 요구되는 자유로운 사고와 합리적 회의는 전체주의적 광기에 반대된다는 것이다. 여기서 책 속의 한 부분을 직접 인용해보는 것이 좋겠다.

탁월한 과학자들─'헤럴드 유리'와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을 포함하여─은 단지 신제품 판매의 경로로서가 아니라 과학 자체를 위한 과학을 제시할 것, 과학의 제품만이 아니라 사고 방식에 초점을 맞출 것을 주장했다. 그들은 과학에 대한 폭넓은 이해가 미신과 편견을 없애는 해독제라고 확신했다. 그리고 과학 대중화를 주장하는 '왓슨 데이비스'가 표현한 바와 같이,"과학적인 방법은 민주적인 방법이다"라고 확신했다.(463쪽)

저자는 이렇게 각종의 사이비 과학과 반과학, 초과학적 미신들의 구체적인 사례들을 비판한다. 그리고 이어서 과학의 사회적 의미에 대한 강조로 나아간다. 이 책은 단지 허황된 주장을 각각 사례 별로, 과학적인 증거를 들어 반박하는 비판서는 아니다. 老대가의 이 마지막 저술은 더 넓은 범위의 문제를 깊이 다룬다.

하지만, 몇 가지 지적할 부분도 없지는 않다. 과학은 자신의 한계를 안다는 점에서 열려있을 수 있다고 하지만, 장작 저자 자신은 인간 정신에 대한 과학으로서의 정신분석학이나 사회에 대한 과학으로서 역사과학, 경제학 등의 과학성은 인정하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자연과학이 자신의 '한계'를 초과한 경우다. 물리학도 '역사'를 설명하려 든다면 사이비 과학이나 미신이 되어 버리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정신분석학과 사회과학에도 자연과학에서처럼 사이비들이 있겠지만 말이다.)

또 한편으로, 저자가 과학의 대중화를 위한 대안으로 제시하는 것이 가지는 한계를 지적할 수 있다. 저자는 학교 교육에서 과학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는데,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점, 보다 근본적인 대안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겠다. 아마 이 부분은 저자의 한계라기 보다는 미국사회의 한계일 것이다. 청소년 사이에 유행하는 '농구'를 물리학 교육에 접합할 수 있지 않겠냐는 대안을 저자가 내야하는 것이 그가 처한 미국사회의 상황이기 때문이다.(물론 우리나라도 별반 다르지 않다는 점은 덧붙여두자.)

마지막으로 이 책이 충분히 주의를 기울이지 못하는 것이 있다. '과학기술의 객관성'이라는 또 하나의 미신, 사회적으로 편향된 과학 연구와 같은 문제들이 그것이다. 단적으로 말해서 "무엇을, 누구를 위한 과학기술인가"라는 질문이다. 이 책에는 이런 측면의 과학 비판이 반드시 보충되어야할 것인데, 최근에 나온 <대중과 과학기술> 같은 책이나 참여연대 시민과학센터의 비판과 같은 것이 많은 도움이 된다.

몇 가지 제한에도 불구하고, 과학의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를 설득력 있게 알려주는 데 이만한 책은 없는 것같다. 이 책은 과학이 가지는 가능성을, 교실에서 배우지 못한 진정한 가치를 인식할 수 있도록 해준다. - 박준형(2001-08-24)

소개글
<코스모스>, <창백한 푸른 점>의 저자이며 국내에서 개봉된 바 있는 영화 '콘택트'의 원작자인 세계적인 천문학자 칼 세이건의 마지막 저서. 이 책에서 그는 우리 시대에 난무하는 반과학, 사이비 과학을 통렬히 공박함으로써 과학에 대한 사랑과 열정을 남김없이 보여주고 있다.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이란 점성술, 초심리학, 신앙요법, UFO 등 과학으로 검증되지 않은 (더 중요한 것은 '검증될 수 없는') 사이비 과학들이 진짜를 가장한 채 대중을 현혹시키는 세태를 말하는 것이다. 두드러지게는 온갖 신비주의 소재를 끌어다 만든 TV 시리즈 X-파일이 전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이 책은 오랜 동안 수집해 온 방대한 자료들을 바탕으로 우리가 보고 들어온 다양한 반과학의 거짓과 속임수에 맞서고 있다. 화성의 표면에 나타나는 사람의 얼굴 모양이 왜 문명의 근거가 될 수 없는지, 외계인이 인간을 납치하여 실험한다는 주장의 허점이 무엇인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끊임없이 제기되어온 악령과 마녀의 존재는 어떤 인류학적, 심리학적 배경을 갖고 있는지…

저자는 이러한 터무니없는 믿음의 원인으로 잘못된 과학 교육, 과학자들의 무책임, 그리고 '과학의 대중화'라는 허울을 쓰고 호기심 부추기기에만 몰두하는 상업적 대중 매체가 있다고 지적한다. 물론 과학적 회의주의(skepticism)는 재미없는 것으로 치부한 채, 자신들의 환상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대중의 성향 또한 하나의 원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과학 문맹이 위험한 것은 단순히 과학적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과학의 핵심을 이루는 합리적, 비판적 사고 방식의 결여는 더욱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적으로 칼 세이건은 과학과 민주주의의 가치가 일치하고 많은 경우에 구분이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과학'과 '민주주의'만이 자유로운 생각의 교환이 가능하고, 여기에서 더욱 타당한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오류를 인정하지 않고, 반론을 허용하지 않는 사이비 과학은 민주주의의 가치와는 한참 동떨어져 있는 것이다.

저자는 과학, 철학, 종교, 역사, 심리학, 인류학을 넘나드는 박학다식과, 퓰리처 상 수상에 빛나는 세련된 문장을 무기로 반과학의 허위성을 하나하나 깨뜨린다. 과학의 대중화에 평생을 바쳐온 저자의 마지막 혼신이 느껴질 것이다.

저자소개
칼 세이건 (Carl Sagan) - 우주 과학의 대중화를 선도한 세계적인 천문학자. 1950년대부터 NASA의 자문 조언자로서, 여러 행성 탐사 계획에서 실험관으로서 활동했으며, 최초의 행성 탐험 성공(마리너 2호)을 목격했다. 또한 핵전쟁의 전 지구적 영향에 대한 이해, 우주선에 의한 다른 행성의 생물 탐색, 생명의 기원으로 이끄는 과정에 대한 실험 연구 등에서 선구적 역할을 했다.

그는 1975년 인류 복지에 대한 공헌으로 성 조셉 상, 1978년 <에덴의 공룡 The Dragons of Eden>으로 문학부문 퓰리처상, 미국우주항공협회의 존 F. 케네디 우주항공상, 소련우주항공가연맹의 치올코프스키 메달, 미국천문학회의 마수르스키 상 등 일일이 나열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상을 수상했다.

또한 베스트셀러 작가로서 수많은 책과 논문과 기고문을 남겼는데, 그중 <코스모스 Cosmos>는 지금까지 영어로 출판된 과학 서적 중 가장 널리 읽힌 책으로, TV시리즈로 방영되어 현재까지 60개국 5억의 시청자를 매료시켰으며, “까다로운 우주의 신비를 안방에 쉽고도 생생하게 전달했다”라는 평가를 받아 에미 상 및 피보디 상을 수상했다.

그는 코넬 대학교의 데이비드 던컨 천문학 및 우주과학 교수, 행성연구실험실의 소장, 캘리포니아공과대학의 제트추진실험실의 초빙교수, 세계 최대 우주 애호가 단체인 행성협회의 공동 설립자이자 회장을 역임했다. 1996년 12월 골수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주요 저서로는 <창백한 푸른 점 Pale Blue Dot>, <우주의 지적인 생명체 Intelligent Life in the Universe>, <대지의 속삭임 Murmurs of Earth>, <브로카의 두뇌 Broca's Brain>, <우주의 관계 Cosmic Connection> 등이 있으며 소설 <접촉 Contact>은 영화화되어 국내에 상영된 바 있다.

목차


1장 우리가 가진 가장 귀한 것
2장 과학과 희망
3장 달 속의 인간과 화성에 새겨진 얼굴
4장 외계인
5장 속임수와 비밀
6장 환각
7장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8장 참된 환상과 거짓된 환상의 구분에 관하여
9장 치료
10장 내 차고 안의 용
11장 비탄의 도시
12장 엉터리 탐지의 순수 예술
13장 현실에 대한 강박관념
14장 반과학
15장 뉴턴의 잠
16장 과학자가 죄를 알 때
17장 회의주의와 경이로움의 결합
18장 바람이 먼지를 만든다
19장 엉터리 질문이란 없다
20장 불타는 집
21장 자유로 가는 길
22장 의미심장한 허섭스레기들
23장 맥스웰과 얼간이들
24장 과학과 마법
25장 진정한 애국자는 문제제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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