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unsh206

회원가입로그인

시사 대통령과 식기 세척기

2008.08.07 00:16

RanomA 조회 수:1242

'쇠고기 협상은 이미 노무현때 다 된 건데 노무현이 도장을 안찍었다. 그래서 우리가

대신 찍었다. 우린 노무현이 남긴 거 설거지한 거다.'라는 게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설거지론이다.

근데 말이야. 내가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이 협상은 무지 잘 된 것이다. 90점을

주고 싶다'라고 하던 인간들이란 말이지. 그럼 그 90점은 노무현 정권에게도 줘야겠네?

이 앞뒤가 안맞는 인간들...

어쨌거나, 집권하면 노무현보다 훨씬 잘하는 프로 정권이 될 거라고 하더니만, 인재풀은

빈약하기 짝이 없어 잘라버린 인간들 돌려막기나 하고 (장관/차관 자리에서 쫓겨난

인물들을 다른 데에다 기용했다.) 기껏 한다는 소리가 노무현 뒤치닥거리밖에 못한다고

하고...

이에 진중권이 일갈해주는구만.

--------------------------------------------------------------------------------------

국방부에서 복무하던 시절 가끔 사무실로 놀러온 장군들의 한담을 엿듣곤 했다. 우리 옆방으로 전보 오신

전직 21사단장님의 얘기.



훈련소에 입소한 병사들 중 중국집에서 일하던 애를 특별히 골라 요리병으로 차출했단다. 어느 날 관사에

손님들을 초대해 놓고 걔한테 자장면이나 만들어 올리라고 했다. 그런데 얘가 두 시간이 넘도록 음식은 안

내오고 주방에서 미적거리기만 하더란다.

"야, 너 중국집에서 일했다며?"

"예, 거기서 배달했습니다!"



정치권에서 흘러나오는 이른바 '설거지론'을 들을 때마다, 나는 머릿속으로 군대 시절에 들었던 이

이야기를 떠올린다. "국내에는 나의 경쟁자가 없다"고 했던 이명박 정권.

747(747 공약) 퍼스트클래스의 기내식으로도 손색없을 세계적 수준의 요리 솜씨를 선보이겠다고 공언했었다.



그런데 주방에 들어간 지 넉 달이 넘도록 나올 생각을 않는다. 식탁에서 기다리던 국민들이 그에게 묻는다.

"야, 너 일류호텔 레스토랑에서 일했다며?"

"예, 거기서 설거지 했습니다!"


"우리는 그저 전 정권의 설거지를 하고 있을 뿐이에요."

당·정·청이 합창을 한다. 하긴, 온 국민이 설거지를 요리하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으니 얼마나

답답하겠는가?


국정의 발목을 잡는 이 범국민적 오해를 일거에 불식시킬 방법이 있다. 당·정이 하루 날 잡아 일제히

청계천 개울에 나와 자장면 그릇 설거지하는 퍼포먼스를 연출하는 거다. 말로 수십 번 떠드느니, 이렇게

화끈하게 비주얼로 보여주는 게 효과적일 게다.



요리는 그렇다 치고 그 알량한 설거지조차 못한다. 그냥 설거지만 할 뿐이라면서 나라는 왜 이렇게

시끄럽게 만드는지. 주방에서 들려오는 것이라곤 온통 그릇 깨지는 소리뿐이다.

요리할 능력이 없다면, 최소한 주방의 그릇이라도 다른 사람이 쓸 수 있도록 온전히 남겨둬야 하지

않겠는가. 어차피 설거지만 하고 끝낼 정권, 설거지조차 제대로 못한다면, 다음 대선에선 차라리 3MB

인공지능 식기세척기를 청와대로 모시는 게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