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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진중권 - 다시 아마추어 정권

2008.05.22 15:28

RanomA 조회 수:739

전정권을 가리켜 ‘아마추어’ 실업팀이라 부르던 현 정권의 실력이 마침내 드러났다. 의기양양하게

상암구장에 모습을 드러낸 이명박 감독의 축구팀. 플레이하는 것을 지켜보니 아마추어 실업팀은 커녕,

조기축구회 수준도 못 되는 듯하다.

요즘은 조기축구도 많이 발전해서 선심 세우고 오프사이드까지 본다. 그런데 삼청동 얼리버드팀은 공 따라

우르르 몰려다니는 게 영락없이 골목축구 수준이다. 지금 상황을 보라. 초·중·고팀과 싸우고 있잖은가.



이 어처구니없는 사태가 현 정권의 미국에 대한 맹목적 사랑에서 비롯됐다는 것쯤은 초·중·고생들도 다

안다. 부시 정권을 향한 이 ‘블라인드 러브’가 너무나 큰 나머지 미국의 국익과 한국의 국익을 구별하지

못하는 것이 현 정권의 문제다.



쇠고기 파동 때문에 그냥 묻혀 버린 감이 있지만, 이 블라인드 러브에서 비롯된 중요한 사안이 또 한 가지

있다. 그것은 맹목적으로 미국을 믿다가 통미봉남의 외통수에 걸려 버린 남북관계다. “10년 좌파 정권의

그늘이 깊다.” 그래서일까? 이명박 정권은 집권하자마자 김대중, 노무현 정권 하에서 북한과 맺었던 모든

약속부터 무효화했다.6·15선언과 10·4선언에 대해서는 물론 이견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적어도 두 국가 혹은 두 정권 사이에 맺은 약속을 아무 이유 없이 파기하는 것은 외교적 난센스라

할 수 있다. 당연히 북한에서 발끈할 수밖에. 이에 대해 북한은 서해안의 미사일 발사와 “제2의

6·25”라는 폭언으로 반응했다. 이 발상이 얼마나 천진난만한 것이었는지는 곧 드러났다. 미국만 믿고

북한을 왕따시키려 했던 이명박 정권은 미국에 가서야 비로소 북한과 미국 사이에 이미 핵폐기를 놓고

싱가포르 협정이 맺어진 것을 알게 된다.




한마디로 북한과 미국이 밀월관계에 들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아차, 싶어서 부랴부랴 남북연락사무소

개설을 제안했지만, 북한의 대응은 냉담했다. 참고로, 남북연락사무소는 김대중, 노무현 정권 때에도

북한에서 거절했던 것이다. 이것만이 아니다. 이명박 정권은 북한을 왕따시키기 위해 한·일 동맹을

강조
했다.



이명박 정권이 미국 다음에 일본을 방문했다. 당연히 중국이 불쾌할 수밖에. 하지만 그런 중국은 정작

일본과 정상회담
을 갖고 밀월 관계 속에 들어갔다. 한마디로 한국정부만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된 것이다.

그뿐인가? “과거를 묻지 않겠다.”는 이명박 정권의 일방적인 구애에 일본은 교과서에 독도가 일본

영토라는 내용을 반영하는 것으로 대꾸했다.“핵 폐기 없이는 어떤 지원도 없다.”는 게 얼마 전까지도

유지되었던 이명박 정권의 원칙이었다.



그런데 뉴스를 보니 이제 와서 딴소리를 하는 모양이다.“핵 문제와 관계없이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하겠다.”는 것이다. 큰소리 떵떵 치던 그 기개는 어디로 사라지고 지원 위한 명분을 찾느라 분주하다.

그래서 기껏 찾아낸 것이 ‘북에서 먼저 요청하면’이라는 단서. 그런데 들리는 소식이 북에서는 남측에

지원을 요청할 생각이 없다고 한다. “통미봉남은 허용하지도, 가능하지도 않을 것이다.” 얼마 전에

청와대에서는 이렇게 말했다.



재미있는 것은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다.“한·미공조가 있기 때문”이란다. 이 얼마나 어처구니가 없는

일인가. 블라인드 러브도 이 정도면 처절하지 않은가? ‘대북 퍼주기’라고 비난하면서 열심히 떠들어대던

‘상호주의 원칙’은 어디로 가고, 어쩌다가 제발 북한에서 먼저 지원요청을 해달라고 내심 애원하는

처량한 신세가 되었을까?
‘통미봉남’에 걸려 핵협상에서 배제되어 말 한마디 하지 못하고, 남들이 결정한

내용에 따라 어마어마한 비용만 덤터기 썼던 것이 바로 김영상 정권 때의 일. 왜 실수로부터 배우지를

못하는 걸까?



‘뇌송송구멍탁’이라는 말은 이 정권 브레인의 객관적 상태를 기술하는 용어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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