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unsh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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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에 남해에 낚시를 갔다 왔다. 섬 전체에 2가구인가 사는 곳인데 낚시터에 어김없이

모기가 있더군. 근데 이 동네 모기들, 정말 멍청하더라. 사람 피 빨아먹겠다고 들러붙기는

하는데 한 손으로 그냥 공중에서 움켜쥐어도 두 세 마리 잡히니. 크기도 좀 큼직하고,

행동도 굼뜨고. 양손으로 박수치듯이 잡으려고 하면 못잡을 모기 없어보였다.

하지만 서울에 올라온 어제밤에 다시금 겪은 모기들은 크기도 작고, 재빠르며, 순간

시야에서 놓치면 완전히 놓쳐버리고 만다.

문득 그거 보면서 적자 생존의 결과가 아닐까 생각되더라. 어릴 적 기억 속의 모기는 피는

빨아먹지만 파리처럼 재빠르지 않아서 파리채 필요없이 손으로 잡을 수 있는 존재였는데,

요즘은 그게 쉽지 않아서 말이지.

큰 모기들은 방충망을 못뚫고, 눈에 잘띄고, 잘 잡혀서 퇴보.

굼뜬 모기들 역시 사람에게 잡혀서 퇴보.

모기약에 약한 모기들 역시 사람에게 잡혀서 퇴보.

결국 사람이 가장 큰 흡혈 대상인 서울에서 살아남은 모기들은 크기도 작고, 빠르고,

색깔도 주위와 쉽게 동화되는 채도가 낮고, 각종 모기약을 견뎌내는 그런 모기들만

살아남은 게 아닌가 싶다. 그리고 살아남은 모기들은 그 유전적 특성을 시간이 지날수록

후대에게 강하게 전달하고 (아닌 애들은 자손을 못남기고 죽고 남은 건 그런 것들만

남으니까), 사람들은 자신들에게 최적화된 모기에게 날이 갈수록 더 큰 고통을 당하는

게 아닌가 싶다.

근거도 없이 그저 막연하게 주워들은 지식으로 추측한 거지만, 사람을 제대로 만나기 힘든

섬의 모기와 서울의 모기 행태가 너무나 달라서 끄적그려보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