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unsh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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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게시판 어딘가에서 '집값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가 있는데 정부하는 꼬라지를

보니 집값은 영 안떨어질 것 같고...'라는 류의 글을 읽었다.

사실 지금의 상황에서 정부가 취할 수 있는 부동산 정책은 딜레마가 많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신문과 잡지에서 긁어모은 지식을 죽 정리해볼까 한다.

원인

사회적인 측면에서 교육문제를 꺼내는데 그 부분은 차치하고서라도 경제적인 면에서

봤을 때 가장 큰 이유는 '돈을 투자할 만한 데가 부동산 말고는 딱히 없다.'라는 말로

요약할 수 있을 거다.


1. 저금리

지금의 금리는 아마도 사상 최저의 금리일 것이다. 대출금리가 연 5%가 안되는 경우도

발생하니 예대마진 (예금과 대출의 금리차이. 싸게 돈을 유치해서 비싸게 돈을 빌려줘

이익을 남겨야겠지)을 감안한다면 예금금리는 그보다 훨씬 더 낮은 것은 자명한 사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한다면 실질적인 이자 소득은 마이너스 상태이다. 장롱에 보관하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예금을 하고 놔두면 놔둘수록 손해가 생긴다는 얘기와 같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예금을 하고 싶은 의욕은 팍팍 떨어지며, 더 돈을 벌 수 있는

곳으로 돈을 투자하고 싶은 것은 당연하다.



2. 저금리로 인한 가계대출의 증가

금리가 싸다. 이 말은 적은 비용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며, 부동산 투자를

하는 데에 자기의 돈이 없더라도 적은 비용으로 대출을 받아 부동산에 투자를 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돈이 있는 사람도 저금리때문에 부동산에 투자를 하고, 돈이

없는 사람도 빌려서라도 투자할 수 있는 상황. 즉, 수요가 많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수요가 많으면 가격이 올라가는 것은 당연한 일. 주택담보대출은 이런 이유로 엄청나게

증가했다.



3. 은행들의 안이함.

대한민국 은행들은 IMF를 거치면서 '은행은 죽지 않는다'라는 신화가 깨지는 것을 당했다.

시장을 선도하는 Leading Bank라고 일컬어지던 제일은행과 조흥은행을 봤을 때, 제일은행은

외국계 자본에 넘어갔고, 조흥은행은 자신들이 가장 싫어하는 신한은행(신한은행이 후발은행으로

생길 때에 조흥은행 인력들을 많이 빼가는 바람에 타격이 있었고, 그로 인해 전산시스템이

유사하기때문에 합병후 자신들의 입지가 좁아지는 이유때문에)에 합병되어버렸다. 100년

전통의 상업은행은 한일은행으로 합병했음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엉망이 되어 우리금융으로

흡수통합될 수밖에 없었다.

이전에는 정부가 정해주는 가이드라인에 따라 금리를 결정하고, 별다른 심사없이 담보만 보고

대출해주는 바람에 위험관리(어떻게 하면 돈을 안떼이면서 이자를 많이 받을 수 있을까)가

전혀 없었던 탓에 경쟁력이 없는 상황이었다.

예전에 '담보없으면 은행에서 돈 빌리기가 힘들다'라는 얘기를 들어봤을 거다. 돈을 빌리는

사람의 신용상태를 면밀하게 분석하는 능력을 통해 돈을 빌려주기보다는, 아무 생각없이

든든한 담보만 보고 돈을 빌려주는 상태였던 것이다. 한 마디로 빽있다고 아무 대책도 없는

넘들이었던 것이다.

그렇게 대책없는 상황에서, 정부의 보호가 없어졌을 때 (OECD 가입이 결정적이었다고 하더라.)

경기침체와 IMF에 따른 잇따른 부도사태로 돈을 떼이면서 은행이 엉망이 되었던 탓이 크다.

한마디로 정부 우산 속에서 놀다가 당해버린 거였다.

그리고, 살아남아 기세가 등등한 은행은 '너네가 은행이냐?'라고 비웃던 국민은행과 주택은행

이었는데, 이들은 떼이기 쉬운 기업대출보다는 개인대출을 위주로 하는 은행들이었다.

생각해보라. 기업은 망하면 법인 자체가 사라지기때문에 돈을 받지 못하나, 개인은 죽기 전에는

그 돈 다 갚아야 한다. 즉 왠만해서는 떼이지 않는, 아주 관리하기 쉬워 위험관리기법이고

자시고가 필요없는 대출을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은 해왔던 것이다. (주택은행은 주택이라는

확실한 담보를 갖고 있어 그 사람이 파산하면 주택 팔아서 메꾸면 되기때문에, 더욱더

위험관리가 필요없었다. 국민은행이 '너네가 은행이냐?' 라는 비아냥을 들으면서도 주택은행

보고 똑같은 비아냥을 해댈 수 있었다.)

그러나 IMF가 터진 후에, 은행들은 선진적인 위험관리 기법을 도입하는 척하면서도 기실은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처럼 개인대출에 역량을 기울이기 시작했고 이는 필연적으로 개인대출의

무분별한 증가를 가져오고, 대출을 쉽게 받은 개인들은 그 돈을 부동산에 투자했다.

생산적인 산업현장에 어려운 위험관리기법을 통한 대출을 해주기보다는 쉬운 개인대출에

치중하는 안이함을 보였던 것이다.



4. 증시의 불확실성

돈이 비생산적인 분야에 투자되는 것보다는 증시를 통해 바른 기업에 자금을 제공해

주는 모습이 경제 전체적으로 봐도 바람직할 것이다.

하지만 대한민국 증시만큼 불확실한 곳이 있을까. 증시 자체가 비정상적으로 돌아가는

모습이 많은데다, 기업들도 불투명하게 운영되고 있으니 돈을 가진 사람으로서는

투자하기가 영 불안한 곳이 바로 증시. 아무리 경제학과 증권에 대해서 이론이

빠삭하더라도 그 이론대로 돌아가지 않는 곳이 대한민국 증시다. 내재가치는 높지만

저평가되어 있는 주식을 장기로 보유하다, 그 내재가치가 실현되었을 때에 이익을

얻는 정통 투자자 워렌 버핏이 한국에서 그런 식으로 투자해봐야 실패하기 십상일

거다. 어느 보고서에서 주식을 10년, 20년 단위로 보유하는 상황을 시뮬레이션해

봤더니 마이너스가 나온다고 했다. 증시 자체가 취약한 측면도 강하다. 하지만 기업의

불투명성도 아주 큰 문제로 보인다. 그 확실해보이던 대기업 SK Global 사태를 보라.

멀쩡하던 대기업의 핵심 회사가 알고보니 분식회계를 통해 치장된 부실덩어리였으며,

그 겉모습을 보고 투자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손해를 입었는가. 실체를 알고 싶어도

알 수 없는 대한민국 기업의 불투명한 모습은 증시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하고, 떠나게

한다.

또한 개인의 직접 투자 대신에 기관을 통한 간접투자 역시 그 기관들의 무능함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외면하고 있다. '고객의 수익률로 직원을 평가', '대투니까...'라고?

개뿔이... 한투와 대투는 대표적인 부실덩어리로 세금을 엄청나게 먹어들인 존재일

뿐이다. 대한민국 투자회사들의 후진성을 잘 보여주는 예시로, 아무리 정부에서

간접투자를 통한 안정적인 자산운용을 외쳐봐야 안먹히는 것이다.



5. 정부 정책의 잘못 (1)

DJ의 많은 정책에 대해서 높은 평가를 내리는 나이지만, 마지막에 가계대출과 신용카드

등의 빚을 통한 소비 진작으로 경기를 부양한 정책은 아주 부정적이라고 본다.

경기란 잠재적인 성장률이 실현되는 정도의 적당한 것이 맞지, 인위적으로 올려버렸을

경우에는 거품과 과잉생산, 인플레와 같은 각종 문제를 일으킬 수밖에 없다. 선거

때문이었는지는 몰라도, DJ 정부 마지막에 위와 같은 정책으로 인해 사회에 많은

거품이 끼었었고, 이는 사람들의 심리를 들뜨게 하였으나 막상 해가 지나고 거품이

빠지면서 경기가 급락해버리는 상황을 만들어버렸다. 이렇게 경기가 나빠진 상태에서는

정부가 무언가를 하기에는 많은 애로점이 있기때문에 탄력적이고 효과적인 정책을

구사하기 어렵게 된다. 이는 다음 글의 '딜레마'쪽에서 더 얘기하겠다.



6. 정부정책의 잘못 (2)

전에 술마시면서 말분이에게 들었던 얘기인데, 부동산 정책은 한 번 시행을 하면

단기적으로는 효과가 보이질 않지만, 2~3년 후쯤에 비로소 가시적인 것이 보이기

시작한다고 얘기했다. 80년대 후반의 베이비붐 세대의 독립으로 인해 야기된 부동산

수요의 부족때문에 생긴 문제를 위해 정부는 신도시 건설, 규제강화 등의 정책을

펴오면서 부동산이 한동안은 안정적으로 혹은 침체되어 있었다. 그러다 90년대

후반, 부동산과 건설경기를 위해 규제를 풀어가고 있었기때문에 그 효과가 당장은

눈에 보이지 않았지만 점차 가시화되려고 하는 시점에서, 성급한 정부당국자들은

빠른 경기회복을 위해 과도한 부양정책을 써버렸고, 이것이 앞의 규제완화와

맞물리면서 폭발적인 상승세를 가져왔다고 한다.


자... 이런 저런 이유로 부동산의 가격이 급등했다는 것은 알 수 있었다. 그런데

이유를 알면 고치면 되는데 왜 안고치고 있는가... 못고치고 있거든. 그럼 그

못고치는 이유가 무언가... 그 딜레마를 다음 글에서 디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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