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unsh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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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이 교수는 왜 또 이래?

2003.10.07 23:46

RanomA 조회 수:925

식당에서 동아일보를 뒤적이다 보니 방송학 교수라는 사람이 쓴 아래의 글이

눈에 띄었다. "KBS, '흑백화면'에 안주할텐가"라는 제목을 달고서 써진 글을

보면 KBS에서 요즘 기획방송하고 있는 현대사 조명 프로그램을 보면서 '방송은

미래를 향해 가야지, 과거에만 안주해서는 안된다'란다.

이런 안이한 역사의식을 갖고 어떻게 글을 써댈 수 있는지 한심할 따름이다.

역사를 공부하는 것이 무엇인가. 과거의 역사를 통해 교훈을 배우고, 그 공과를

따져 오늘에 적용하자는 교과서적인 말을 그도 모른단 말인가.

글을 쓰는 것이 꼭 '과거의 친일파 문제로 더 이상 다투지 말고 밝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하지 않겠는가'라는 것과 어찌나 똑같은지.

역사를 모르는 민족은 미래가 없다는 말도 모르나. 그리고 지금 KBS에서 다루는

얘기들이 그리 오래도 안된 부분들이다. 평가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현대사인데

벌써 구태의연한 과거로 몰아부치나? 좆선일보의 전여옥은 BBC처럼 오래 묵은

다큐멘터리를 방송하지 않고 최근의 현대사만 다루는 것은 공영방소이 아니라고

하더니만 똥아일보의 글은 왜 또 이런 걸까...

명색이 교수라는 직함을 가진 사람이 저런 사실도 모르는 멍청한 사람은 아닐 거다.

그렇다면?

본심은 그거다. 첫째는 자신들이 빌붙어 살던 현대사의 어두운 부분을 들춰내는 것이

싫은 거다. 독재에 한없이 약하고, 용비어천가나 불러대고, 자기의 배나 채우던 자들로서는

매우 불편한 거다.

두번째는 그런 불의에 맞서 싸우던 사람들이 높게 평가될수록 그에 대비돼 자신들이

더욱 좋지 않게 평가되는 것이 불편할 것이다.

세번째는 지난번 KBS가 방영한 좆선/똥아의 친일행각에 대한 폭로 같은 것에서 굉장히

화가 나있으며 그에 대한 반격인 것이다.

전여옥이 최근의 것이라고 하든, 이 교수가 오래된 과거라고 하든 결국 하고픈 말은

자신들의 잘못에 대해 비판하지 말라는 것이며, 그런 기획방송을 내보내는 KBS를

어떻게든 저지하고 싶으며, 그 기획방송의 뒤라고 생각되는 정연주 사장을 헐뜯고 싶은

거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매번 '정연주' 사장의 이름이 나오며, 방송/연예쪽 기사에

정연주에 대한 기사와 한나라당의 성명서가 도배가 되어 있느냐 말이다.

솔직하게, '나는 정연주가 우리 과거를 까발리는 게 싫어. 정연주의 성향이나 이런

모든 게 싫어'라고 얘기하는 넘...

아마도 없겠지. 하지만 이런 식으로 이상하게 몰아가면 정말 짜증난다. 속은 뻔히

들여다보이는데 왜 이러는지... 쯧쯧...

[TV들여다보기] KBS, '흑백화면'에 안주할텐가


TV 다큐멘터리 등에서 흑백 자료화면을 보면 옛 생각이 떠오른다. 당시 안방 한쪽 면을 비중 있게 차지한 텔레비전 앞에 식구들이 모여 프로그램을 보며 일희일비했다.

흑백 자료화면을 보면서 '나 챔피언 먹었어'의 주인공인 권투선수 홍수환과 파나마의 카라스키야 경기, 미국 아폴로 우주선의 달 착륙 중계 화면이 떠오르는 것도 그 당시 각인된 강한 인상 때문일 것이다. 그처럼 흑백 화면은 우리 과거의 상징인 것이다.

이렇듯 과거의 향수를 느끼게 해주는 흑백화면이 요즘 KBS에 넘쳐 나고 있다. 정연주 사장이 취임한 후 KBS가 신설한 개혁 프로그램들이 한국 현대사를 재평가하겠다며 1960∼70년대 '대한뉴스'의 흑백 화면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이다. KBS의 '인물현대사'와 '한국사회를 말한다'가 대표적인 예다.

'인물현대사'는 이한열의 어머니인 배은심씨를 첫 인물로 등장시켰으며, 이후 청계피복의 분신노동자 전태일씨 등으로 이어졌다. 최근에는 1970년대 원주에서 민주화 투쟁의 정신적 지주로 불린 장일순, 영화 '바보들의 행진'을 만든 영화감독 하길종, 판자촌에 들어가 도시 빈민들과 함께 생활한 제정구씨 등에 초점을 맞췄다.

'한국사회를 말한다'도 '입국금지-최후의 망명객'과 '귀향, 돌아온 망명객들' 등이 시리즈로 이어졌다. 4일에는 '가난이 대물림되고 있다'가 방송됐다.

이들 프로그램들은 질곡의 현대사에서 비판자의 역할을 제대로 못한 KBS가 이제라도 제 역할을 해야겠다는 정서를 담고 있다. 프로그램 기획 의도에서 격동의 한국 현대사를 치열하게 살아낸 사람과 역사에 대한 새로운 조명을 하겠다고 밝힌 것도 그런 이유에서일 것이다.

'역사란 현재와 과거의 대화'란 말처럼, 역사를 다루는 것은 방송의 역할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KBS의 프로그램들은 이런 정당성에도 불구하고 '찜찜한' 구석을 갖고 있다. 과거보다 '오늘'을 비추고 '내일'의 비전을 제시하는 게 방송과 언론의 더 중요한 역할이기 때문이다. 국가 기간(基幹)방송인 KBS는 역사를 반추하는 것만으로 만족해서는 안 되며 한국 사회의 미래를 이야기해야 한다.

영화 '시네마 천국'에서 알베르토 아저씨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돌아온 살바토레(토토)가 젊은 날 보지 못했던 키스 신을 보면서 추억에 빠지는 장면이 있다. KBS가 오랫동안 금기시되어 왔던 문제를 다루는 것만으로 스스로 만족한다면 토토의 회상에 머물 우려가 있다.

그러나 그러기에는 공영방송 KBS가 한국 사회에서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 KBS는 과거에 집착하지 말고 시청자들에게 미래의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chlee@kookmin.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