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unsh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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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맨 처음 키운 고양이는...

2003.01.20 14:34

RanomA 조회 수:1266

노란/하양 태비였...던 걸로 기억한다. (그때가 3살이나 4살때였으니. -_-;)

부산의 연산동에서 살았던 때인데...

어린 마음에도 세상에서 제일 귀여운 건 고양이와 토끼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큰집에서 키우는 고양이가 안으면 발톱 세우고, 싫어하는 걸 보면서

뜻대로 안되는 동물이라는 생각도 했고.

그렇게 고양이에 대한 생각을 키워왔는데...

그 노랭이를 어떻게 데리고 왔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어쨌거나 길에서

크는 녀석인데 어찌어찌 하다가 내가 집으로 데려갔다. 다 큰 고양이었던 것

같은데... 친구들이랑 같이 데리고 갔던 것 같다.

그래서 난생 처음으로 나만의 애완동물을 가졌다는 뿌듯함에 엄마한테 이것저것

밥거리 달라고 했었는데...

하지만 그때 우리집은 너무나 가난했고, 그런 사람들이 그렇듯이 으레 단칸 셋방에서

살았었기때문에 고양이 한 마리가 자리잡을 공간이 그렇게 쉽게 나지는 않았을 거다.

엄마가 고양이를 딱히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며칠 키우다 고양이가 똥오줌을 구석에 누고 (길에서 컸으니) 결정적으로 이불에

토해놓는 바람에 엄마가 못키우겠다가 다시 길에 데려다주라고 했다.

뭐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왠지 서럽고 고양이가 안스러웠고 미안했다. 그런 마음으로

다시 길에다 놓아주고 왔는데...

며칠 후인가...

동네에서 놀고 있는데 친구들이 나를 불러 데리고 간 장소에는...

그 노랭이가 죽어있었다. 그 녀석이었는지 아니었는지 모르지만 무늬가 그랬고,

그 녀석이다 싶었다.

그날 엄마한테 가서 '나중에 마당 큰 집에 가면 꼭 고양이 키우자'면서 울었던 것

같다.

생각해보면 다 큰 고양이가 동네 꼬마에게 고분고분하지는 않을테니 어린 녀석

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안고다녔으니까) 벌써 25년도 더 된 얘기일테니

내 좋은 기억에도 한계가 있겠지...

어쨌거나 그때부터 난 고양이가 가장 맘에 들어했던 것 같다.

뭐 지금에 와서야 다른 사람들처럼 '고양아, 미안해' 이런 류의 감정을 갖는 건

아니지만 어제 양갱이랑 얘기하다 문득 떠올라서 기억을 남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