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작 순정 대하 사극 만화 BASARA의 작가 타무라 유미(田村由美)가 지금 연재하고 있는 만화는 7 Seeds 라는 작품이다. 잡설은 길게 하지 않겠고 재미있다 (나무위키 링크). 하지만 일본과 우리나라의 연재 속도 차이 때문에 일본에서는 31권이 발간된 현재 (2016년 4월 초), 우리나라에서는 이제 28권이 나온지라 출판되는 족족 사더라도 속도가 느리다. 궁금해죽겠...

그래서 일본어판을 갖고 한글 번역기로 돌려서라도 내용을 대체적으로 파악하고 싶은데 (섬세한 번역이야 안되겠지만 대충 줄거리 파악에는 도움이 될 거다.) 이건 그림이다. 북스캐너로 스캐닝을 해도 OCR 인식률이 무척이나 낮을 거라는 거.

그렇다면?

그렇다. 무식하게 타이핑쳐서 번역기 돌리는 거다. 어차피 만화는 대사 몇 줄 안되니 한 권 해봐야 타이핑칠 양 얼마 안된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 벌써 일본어 자판도 외웠다. 훗...

일본어 자판 배열.jpg

위키백과 첨부 이미지

참고로 일본어 입력 방식은 몇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발음을 영어로 치면 그게 히라가나/카타카나로 변하는 로마자 입력, 즉 aisiteru 를 입력하면 あいしてる로 변환되는 방식이다. 그리고 위의 그림 배열처럼 3edw. 를 입력하는 가나 입력 방식이라고 한다. 장단점은 각각 있댄다.

앞의 방식은 별도로 자판 안외워도 되고, 숫자나 특수기호말고 알파벳 영역에서만 손가락이 놀면 되니까 우리나라나 영어자판 쓰는 사람들에게는 편한 듯. 뒤의 방식은 키 입력 횟수가 적다는 게 장점이다. aisiteru 는 8번, 3edw. 는 5번 입력한다. あ 단이야 모음이니 あ(a) い(i) う(u) え(e) お(o) 한 글자씩이지만, 나머지는 기본 2자씩이다. カタカナ의 경우 katakana 랑 tqtu 입력 비교하면 확실하다.

단점은 상대방의 장점이 된다. 로마자 입력은 키를 여러 번 입력해야 한다는 게 단점이고, 가나 입력은 자판을 새로 익혀야 하며 숫자/기호 키배열까지 손가락이 가서 쳐야 한다는 거. 세벌식 한글 키보드 치는 사람에게는 별 단점이 아니겠지만 두벌식에 익숙한 사람들은 짜증날지도.

어쨌거나 나는 일본어 가나 자판 외웠다. 속도가 빠를 거라는 기대 하에. 뭐 현재야 그 목적에 비하면 안맞는 더듬더듬이지만, 언젠가 300타 치겠지. 한글도 한 달 정도 걸리니 300타 쳤는데. (근데 후술할 입력기 덕분에 로마자 입력 방식도 안느려서 일본 젊은애들은 그냥 로마자 입력을 더 많이 쓴대나. 내가 헛지랄하는지도 모른다. ㅎㅎㅎ...)

그러면 이제 일본어 입력기를 어떤 걸 쓰느냐가 문제인데... 우리나라는 요즘은 한자를 그다지 쓰지 않기 때문에 Microsoft 가 기본으로 제공하는 IME 가 그다지 불편하지 않다. 한자를 많이 쓴다면야 IME로 한자 변환하는 게 짜증날 수 있겠지만 그럴 일이 학술공부하는 사람들 외에 거의 불편한 게 없을 거다.

하지만 일본어는 한자가 없으면 문자 생활이 안되다 보니 (내가 아는 가장 큰 이유는 일본어는 띄어쓰기가 없다는 거) 일단 제때 제때 한자를 팍팍 띄워주고, 그 다음 히라가나/카타카나 변환도 촥촥 해주고, 거기에 문장 자동 완성까지 해주면 더욱 좋다는 거. (그 외에도 이유가 있을 거임)

일본어에서의 한자는 음독도 있고, 훈독도 있고 해서 같은 글자라도 발음이 여러 개가 나올 수 있는데다 어떤 한자는 사람 마음에 따라 다르게 읽다 보니 (네이버 사전에 一日 이라는 한자로 검색해보면 いちにち, ついたち, いちじつ, ひとひ 4개 뜬다. -_-;) 그거 대응해줘야 해, 반대로 같은 발음인데 한자가 여러 개 있는 것도 대응해줘야 해. 그러니 성능이 좋아야 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렇기 때문에 일본어 입력에 있어서는 MS가 제공하는 IME는 바보라고 욕을 많이 듣는 모양이다. MS IME도 장점은 있다. MS가 개발한 거니까 윈도우에 추가 언어팩 설치만 해주면 되거든. 하지만 위의 기능들이 별로라서 욕먹는 거. 그래서 좋은 대안으로 구글 일본어 입력기가 있다. 무료이고, 덩치 가볍고, 입력 시 추천 단어가 쓸 만한 모양이다.

그래서 저걸 쓰려고 했는데...

인터넷에 검색하니 ATOK 라는 게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아래아한글과 비슷한 위치였던 (그 나라 고유의 워드, 그리고 오피스에 끼워진 MS Word에 밀렸다는 공통점까지) 이치타로(一太郎, いちたろう)를 개발했던 일본의 Just System 社의 입력기인데, 일본어 입력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댄다. 유의/동의어 사전에 인명사전까지 셋트로 갖추고 있는데다, 사용자의 단어 사용 패턴 학습을 통해, 단어 및 문장 추천을 잘 해줘서 몇 자 안쳐도 긴 문장이 촤라락 나온대나. 저걸 쓰면 로마자 입력 방식으로도 그리 느리지 않다는 거. (사전 중에는 의학사전도 있다고 하니 분야에 따른 다양한 사전이 있을지도?)

하지만 10만 원이 넘는 가격이니, 사실 일본에서도 많은 타이핑이 필요한 사람들(소설가라든지, 기자라든지) 용이라고 볼 수 있을 거다.

결국 각자 자신의 필요성에 맞춰서 쓰는 게 정답이라고 할 수 있겠다.

잡설이 매우 매우 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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