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특별히 비법 같은 것은 얘기하기가 힘들 듯하오. 다만 통신상에서

흔히 보이는 맞춤법 (띄어쓰기) 실수 예를 들어가면서 얘기를 할까 하오.

그 전에...

흔히들 우리나라 사람들이 하는 불평중의 하나가 우리나라 맞춤법은

너무 자주 바뀐다는 거지요... 가장 최근의 맞춤법 개정안은 1989년부터

시행되었는데 근 몇백년 동안 큰 변화가 없는 다른 나라 언어들에 비하면

확실히 자주 변하는 편이기는 하지요.

근데 이는 언어 철학 혹은 정책에 따라 좌우되는 바가 큰 편이지요.

우리 한글은 자연발생적인 다른 언어들의 글자와는 달리 국가가 언어철학과

원칙에 따라 창제한 것으로 국가 주도 하에 백성 혹은 국민을 계도하겠다는

측면이 큽니다. 또한 그 시대의 언어에 맞는 모습을 지니겠다는 표기 정책과도

관련이 있죠.

자...

영어를 비교로 해볼까요. (사실은 아는 외국어가 영어밖에 없어서리. -_-)

영어는 사람들의 언어 혹은 발음이 바뀌더라도 표기형태 즉 철자는 그다지

변하지 않고 그대로 유지해왔습니다. 몇 백년 전의 셰익스피어 원작을

읽을 수 있는 게 영어이지요. 즉 아무리 말이 바뀌더라도 문자는 그 형태를

고스란히 유지하고 있는 것이죠. 어차피 말의 기본 구조는 그대로 유지되고

문장의 표현법이 조금 다를 뿐 기본적으로는 큰 변화가 문자표기에서는

없다고 할 수 있죠.

하지만 국어는 15세기 훈민정음 문서들을 읽는 것이 거의 암호해독하는 것과

맞먹는 부담을 학생들에게 주는 것은, 우리의 표기법은 그 시대에 따라

계속 변화해왔기 때문이죠. 아니 15세기까지 가지 않더라도 구한말의 표기만

봐도 쉽게 알아보기 힘든 것들이 많죠. 분철, 연철, 혼철 등등의 머리 아픈

용어가 난무하는 고문 시간 기억나시나요. 그만큼 국어의 표기법은 많은

변화를 겪어와서 오래된 문서를 읽는 데에는 전공자가 아니면 힘든 면이

있습니다.

또한 영어의 경우 오래된 표기법이 그대로 사용됨에 따라 예전의 언어를

연구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Bee 라는 단어에서 ee 가

현대 영어에서는 [i]의 발음을 나타내지만, ee라는 형태로 미루어보건대

예전에는 어떤 발음의 장음(긴 발음) 형태 혹은 한 발음의 중복된 형태라는

추측을 갖게 합니다. 뭐 예전에는 [be:] 혹은 [bee]라는 발음이었을 수

있다는 것이죠. 그렇기때문에 [e:] 혹은 [ee]였던 발음이 현대로 오면서

점차 [i]로 바뀌어져왔다...라는 식으로 언어의 역사 연구에 도움을

주기도 합니다.

그럼 우리나라 방식은 단점만 있는 게 아니냐... 할 수 있습니다만,

국어의 방식에는 큰 장점이 하나 있는데요 바로 표기와 발음의

일치성입니다.

여러분도 영어를 배울 때에 짜증냈던 것중의 하나가 발음법일텐데요,

같은 글자라도 발음이 단어에 따라 전혀 다르죠.

apple의 a와 take의 a, out의 o나 gold의 o 혹은 cool의 o가 다

발음이 다르죠. 이는 예전에는 같은 형태의 발음이었기 때문에 표기도

같은 글자였었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말의 발음이 달라지는 데 비해서

표기가 그를 쫓아가지 않고 그 모습 그대로를 고수하기때문에 생긴

측면이 큽니다.

이에 비해 우리말은 기본적으로는 분철을 고수하되, 말의 상황에 따라

표기가 그를 반영해주기 때문에 우리말의 문자는 비교적 혼동됨없이

일관된 발음을 해줄 수 있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삭월세에서 사글세로 바뀐 것을 보면 분명히 원전은

한자말 삭월세였습니다만 사람들의 발음은 복모음의 발음이 힘들어

단순한 발음인 사글세로 바뀌어갔죠. 하지만 우리가 국어 맞춤법이

이를 반영하지 않으면? ㅝ 라는 문자의 발음이 [ㅝ], [ㅡ] 두가지로

혼동되어버린다는 거지요. 쓰기는 삭월세라고 해놓고는 발음은

[사글세]로 해버리면 시간이 지날수록 이 차이는 커져 나중에는

영어와 같이 문자와 발음이 따로 놀아버리거나 영어처럼 혼동될

공산이 커져버리는 것이지요.

한글의 그 일관된 발음은 바로 저 단점을 감수하고서 지키는 원칙중의

하나인 것이지요. 영어와 같은 경우 국가가 표기법을 관리하지 않기

때문에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이 그냥 언어 사용자들의 경향을 따라갈

수밖에 없지만, 앞에서 말한 듯이 국어는 국가기관에서 언어의 현황을

따라 국민에게 계도할 수 있기때문에 저 정책 혹은 철학도 계속 지속될

수 있는 측면도 큽니다.

어느 것이 더 편리한가는 모르겠지만 우리 국어의 원칙은 발음과

표기의 일치를 고수하는 것이며, 그에 따라 우리는 지금 문자를 보고서

혼동되지 않는 발음을 할 수 있는 편리성을 누리고 있는 것이죠.

'애오라지'라는 글자를 보면서 글자를 아는 사람이라면 '이거 어떻게 읽어?'

라고 말하지 않는 게 다 그런 원칙때문이라는 것이죠.

자... 그럼 서론은 이 정도로 하고 다음부터 본격적인 얘기로 들어

가도록 하겠습니다.

p.s. 국가가 언어를 관리하거나 국어순화운동을 펼친 프랑스나 독일어는

아무래도 영어보다는 그런 면이 훨씬 덜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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