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된장녀 파문을 보면서 왠지 답답한 마음이 들어서 좋질 않았다.

불펜처럼 남자가 95% 이상인 사이트와 냥갤처럼 여성 유저가 많은 사이트를 왔다 갔다

하다 보면 둘간의 간극이 너무 커서 난감한 적이 많다. 불펜에서도 역시 된장녀에 대해서

얼마나 많은 남자들이 분노를 하는지 차마 다른 말은 안 꺼냈다만, 왠지 답답했다.

나도 전통적인 가치관을 많이 갖고 있는 남자이니까 당연히 여자들 이해한다는 얘기는

안하겠다. 다만, 여자들이 무얼 바라고,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이해없이 그냥

비난부터 하는지 그게 답답하다.

Sex & The City 얘기에서 '여자들 허영에 빠지게 하는 드라마'라고 하기 전에, '왜 저

드라마가 여자들에게 인기가 있을까. 무엇에서 공감을 느낄까'라고 하는 사람은 드문 걸까.

이런 건 남녀의 차이에 국한되는 게 아니라는 게 불펜에서 느낀 것. 불펜이 나쁜 사이트가

아니다. 오히려 인터넷에서 가장 건전하고 자정능력이 뛰어난 매력적인 사이트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와 다른 사람에 대한 소통이 잘 안되는 경우가 많은 걸 느낀다.

노동자들이 왜 파업을 하는지, 농민들이 왜 시위를 하는지, 누가 무엇을 왜 하는지에 대한

이유나 그들의 소리를 들어볼 생각은 않고, 무조건 표면적인 현상을 비난해대는 사람들이

많은 게 답답하다.

소통되지 않는 사회는 결국 비명을 지르게 되고 극단적인 파국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많다.

남자가 여자를 이해하려고 애쓰고, 여자가 남자를 이해하려고 애쓰고, 자본이 노동자를

이해하려고 하고 권력이 약자를 이해하려고 노력할 때, 서로 대화하려고 할 때. 그런

전통이 우리에게도 생겼으면 좋겠다.

대놓고 비난하는 게 아니라, '일단 왜 그런지 들어보고 생각해보자. 그런 뒤에 정당한

비판을 해보자'라는 것. 우리에게 아주 많이 필요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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