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무접으로부터 날라온 카톡... "깅수야, 현충일 징검다리 연휴 때 휴가낼 수 있냐. 나는 당분간 그날 외에는 휴가 못내지 싶어서 그날 휴가 내서 영철형 집으로 갈려고..."

 

뭐 영철형네 집으로 놀러가면 영철형한테 신세 지면 되니 이래 저래 편하기는 하지만, 나 혼자만 가면 할 수 있는 것도 없으니 덩달아 영철형마저 나한테 신경을 너무 써야 해서 안갔는데, 무접이라는 일행이 있다면 둘이서 놀러다녀도 되니 괜찮은 생각. 거기에 물가도 싸고, 숙박 비용도 매우 절감되니 가는 걸로 결정.

 

생전 처음 시내 면세점에서 혼자 (가족과는 두 번 가봤지만 내가 골라서 사본 적은 없음) 쇼핑해보려고, 회사에서 가까운 명동 롯데 면세점으로 가봤는데 정말 나랑 안 친한 동네였다... 면세점의 주요 품목인 화장품, 패션 등의 장르와 나의 궁합이란 그야말로... ㅎㅎㅎ... 와인도 내가 찾는 그게 없고, 찾지 않더라도 가격만 저렴했다면 살 법했던 것도, 마트보다 결코 저렴하지 않았으니... 낡아서 버려야 할 지경인 내 서류가방을 대신할 가방도 없었고... 결국 영철형 형수 선물용 SK-II 화장품 하나 직원 추천 받아서 사고는 더 이상의 면세점 쇼핑은 없었다.

 

6월 2일 출발하는 날, 출발 시간이 밤 8시 30분인지라 오후 반차를 내고는 일찌감치 차 몰고 인천공항에 갔는데... 어허... 장기 주차장 전부 다 만차... -_-a 역시나 징검다리든 뭐든 연휴기간이었던 거다... 그래도 다행히도 얘네들이 하얏트 호텔과 정부합동청사 사이에 있는 잔디밭을 임시 주차장으로 전용시켜놔서 안내를 따라 가서 주차할 수 있었다. 임시 주차장이지만 셔틀 버스도 다니고 있었기 때문에 이용에 큰 불편함은 없었다. 그리고 큰 장점은 바로... 주차비가 무료!!! 단, 주차비가 무료이므로 주차 중에 생긴 문제에 대해서는 책임을 안진다는 거... 내 차야 뭔 일 있겠어... 공짜면 근 3~4만 원을 버는 건데... ㅎㅎㅎ...

 

주차 후에 셔틀버스 타고 터미널에 도착해서 발권하고 짐부치려는데 직원이 하는 말... 비행기 정비 때문에 출발이 한 시간 늦을 거라고... -_-a... 회사 끝나고 공항버스 타고 오던 무접군은 매우 여유있어졌... 본의 아니게 떠나기 전 마지막 한식을 공항에서 할 수도 있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자구...

 

우리가 뱅기를 타는 곳은 쟈철(^_^) 타고 가야 하는 곳이고, 면세점에서 산 화장품도 그 근처에서 찾을 수 있었기 때문에 쟈철(^_^) 타기 전에 무접은 면세점을 들르기로 했고, 나도 지난 번 홋카이도 갈 때 샀던 와인을 사기 위해서 공항 면세점을 들렀다. 한 세 군데 술/담배 면세점을 들렀지만 여전히 찾는 그 와인은 없었고, 그 와중에 무접이 할인받을 수 있는 신라면세점도 그 구역에는 없어서 결국 반대쪽까지 갔다.

 

그리고 들른 신라 면세점... 면세점 위치가 지난 번 홋카이도 갈 때랑 매우 비슷한 거 같고, 와인 코너 배치 위치도 비슷한 거 같다. 그리고 발견했다!!!

 

_J0B5038.jpg EXIF Viewer제조사Canon모델명Canon EOS 5D Mark III소프트웨어Adobe Photoshop Lightroom 6.10촬영일자2017:07:01 09:17:54노출시간 0.006 s (1/160) (1/160)초감도(ISO)400조리개 값F/f/2.8조리개 최대개방F/2.80000033543노출보정0.00 (0/1) EV촬영모드aperture priority (semi-auto)측광모드center weight촛점거리70.00 (70/1)mm사진 크기1600x1067

 

 

우리 가족이 가장 좋아하는 샴페인, 그러나 당췌 우리나라에서 파는 곳을 참 찾기 힘들었던 바로 그 샴페인... 로랑페리에 되시겠다... 면세점 직원한테...

 

'몇 병 있어요?'

'예?'

'저거 좀 많이 사려고요...'

'어디 가시는데요?'

'필리핀이요.'

'그럼 1인당 두 병이에요.'

'아... 그럼 2명이니까 4병 주세요...'

'일행분은 술 안사시고요?'

'아... 그럴 수도 있겠네요. 그럼 3병만요...'

 

다행히 무접은 술을 면세점에서 살 정도의 애주가는 아니었... ㅎㅎㅎ... 1/4만 옷으로 들어차 있던 28인치 캐리어가 제 몫을 한 순간이기도 하다. 로랑 페리에는 신라 면세점, 로랑 페리에는 신라 면세점... 외워두자...

 

9시 반에 출발한 뱅기는 3시간 반을 날아서 우리 시간으로는 1시이지만, 현지 시간으로는 12시 니노이 아키노 공항 2터미널에 도착했다. 공항 밖 자동차 대기장으로 나서니 뜨거운 여름 기운이 훅 들어온다.

 

자동차 대기장 그 옆에 있는 Globe 통신사 부스에 선불칩을 사러 갔는데, 얘들이 가장 작은 1GB 선불칩은 우리 돈 5천 원 정도이지만 달러로는 안판다고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달러로 환전했다가 필리핀 현지 카지노에서 바꾸라는 영철형의 조언에 따라 어떤 페소 (필리핀 통화 단위)도 갖고 있지 않았는데... 그러더니만 애가 3GB 짜리는 달러로도 팔며 $10 정도에 팔 수 있댄다. 3 GB면 왠만하면 다 못쓰겠지만 맘편하게 펑펑 쓰자 싶어서 그냥 그걸로 사서 장착... 로밍이 1일 1만 원 가까이 들다보니, 1GB 짜리보다 5천 원 더 비싸기는 해도 데이터 맘편하게 쓰고 로밍보다 손해보는 것도 아니다 싶다.

 

근처 바에서 우리를 기다리며 홀짝거리던 영철형이 우리 카톡을 받고 픽업하러 왔다. (운전은 운전 기사가 한다.) 영철형 형수는 현재 우리나라랑 필리핀을 왔다 갔다 하면서 일하는데 일요일인 6월 4일 저녁에 온다고 해서 더욱더 눈치를 덜 봐도 되는... (그래도 화장품은 무접과 내 마음을 잘 전달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