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룸에 들어와서 등에 멨던 카메라 가방 풀고 옷도 좀 벗은 후에 트렁크(캐리어)를 열려고 했다...


'-려고 했다'...


안 열린다...


???


???


뭐여 하고 보는데 나는 탄 적 없는 뱅기편 택이 있었... (스티커 형태로 캐리어 면에 붙어 있는 거)


내 캐리어가 비싸기는 해도 유명 브랜드이고, 거기에 종종 보는 디자인과 색의 가방이기는 한데...


이번 여행 오기 전에 산, 새 캐리어이며 캄보디아 도착하면서 붙었던 택을 떼버려 (누구는 '나 여행 많이 다녀'라고


자랑한답시고 태그 안뗀다고 한다만) 이번 다낭 올 때의 택 말고는 없어야 하는데...


근데 왜 저런 택이???


순간 대멘붕....


찬찬히 살펴보니 손잡이에 붙어있는 길쭉한 택에는 내가 탄 비행기 편과 내 이름 제대로 적혀있다. 그러니까 내가 캄보디아의


씨엠 립 공항에서 부친 캐리어는 맞다. 씨엠 립 공항에서부터 다낭 호텔까지는 같은 캐리어.


근데 캐리어의 옆에 붙어 있는 택은 내가 탄 적 없는 비행기의 택...


ㄷㄷㄷ...


내가 공항에서 맡긴 캐리어가 맞다. 그런데 왜 안 열리고, 저기에 붙어 있는 택은 왜 다른가...


그렇다는 것은...


캄보디아의 호텔에서 체크아웃하면서 짐을 맡겼다가 다시 찾을 때 바뀌었구나... 하는 결론이 나왔다...


멘붕 상태 더 심각...


혹시나 해서 캄보디아 호텔에 전화하려는데 이노무 비나폰 유심칩으로는 캄보디아로 전화가 안된다. ㅠ_ㅠ


돈의 절반도 캐리어에다 분산시켰고... 한국에서의 차(Car) Key도 캐리어에 있고...


와... oTL...


여행 계속할 수 있을까?


어차피 중요한 호텔비와 뱅기값은 이미 지불된 거고, 남은 교통비와 식비, 술값만 충당되면 되니, 남아있는 $500으로는


이 동네에서는 충분히 가능할 거 같기는 했다. 한국이라도 가능할 돈이니까.


하지만 남은 5일 동안 계속 고민하고 이 일 때문에 기분 드럽겠지. 그래도 호텔을 예약해놨으니 가야겠지...


아, 님휘!!!


저 택은 어떤 항공편의 택일까.


다행히 아잉패드는 메고 다니던 카메라 가방에 있었기 때문에, 택에 써져있는 뱅기 코드를 아잉패드로 검색해보니


해당 뱅기는 인천공항에서 다낭으로 가는 직통...


그럼 한국사람 것인가... 다낭 갔다가 캄보디아의 내 숙소에 머물렀던 사람의 캐리어였고 그게 혼동된 거?

이거 한국가서 찾을 수는 있을까?


근데 대한항공도 아니고, 아시아나 항공도 아니고... 베트남 항공사애들이랑 음질 안좋은 인터넷 전화로 (내가 산 유심칩들이


국제전화는 인터넷 전화를 통하기 때문에 저렴한 거였다) 얘기할 수 있을까?


하아...


답답한 마음에...


내 캐리어의 기종은 잠겨있더라도 1.5cm 정도는 열려서 손가락 하나는 넣어볼 공간은 나오니까 넣어봤다.


얼레?


어째 내 옷들인 거 같았다. 거기에 술병도 만져지고... 내 가방 맞나?


그럼 비밀번호를 잃어버린 건가?


저거 해킹 가능한가? 인터넷 검색해보니 일일이 돌려보랜다. 어차피 다이얼 3개짜리니까 경우의 수 1천 개니까...

그래서 다이얼을 일일이 돌려 경우의 수 1천 개에 도전하는데 생각보다는 금방 진행됐다. 다이얼 참 잘 돌아간다.


그러더니만 5분만에 100번대에서 성공...


열어보니...

내 가방 맞다...


와... 나...


내가 설정한 비밀번호가 987이라면 지금 열려진 비밀번호는 187... 딱 맨 앞의 자리만 변경된 거다.


그렇다면 트렁크 비밀번호 맨 앞자리는 왜 바꿔졌을까... 내 실수인가 샘소나이트 오류인가...

그리고 저 인천에서 다낭 직행 비행편 택은 어떤 경위로 붙어 있어 나를 더 혼란에 빠지게 만들었는가.


저 택만 없었어도 진즉 비밀번호 해킹을 시도했을 텐데...


하아...


왜 비밀번호는 앞자리만 바뀌어져 있었고 (아침에 잠그기까지는 똑같았다. 그 사이에 술 안마셨다.) 저 택은 왜 붙어 있는가.


페북에 글 올렸더니 자기랑 관련없는 뱅기 택이 가끔 붙기도 한댄다. 회사 사람한테 나중에 얘기했더니만 짐이 하루 늦게


도착하기도 한다고 하고... 님휘...


내 캐리어에 내가 쉽게 내 거라고 알아 볼 수 있는 표식이라도 해놔야겠다. 하아...


그제서야 룸서비스와 맥주 시키려고 했는데... 진이 빠져서 포기...


그냥 디비 잤...


그래도 해피엔딩이야...


푹 자자!!!